1138. 요시다리버의 행복한 낚시꾼

은어놀림 낚시꾼과 눈으로 낚시했던 구경꾼 모두 행복한 낚시꾼이었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다카야마시에서 리틀교토를 구경하고 오리지널 교토로 이동하는 날이다. 어제 마트에서 아침식사용으로 제일 비싼 식빵을 구입했다. 반절이 아닌 1/3 정도로 가격은 3100원이다. 식감과 밀도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식빵을 능가한다. 프리미엄보다는 못하지만 상당한 퀄리티다. 남아 있는 ‘秋映(추영)’사과와 커피 한잔 곁들이니 훌륭한 아침식사가 되었다. 교토에서 저녁 8시까지 렌터카를 반납하기로 했다 천천히 구경하며 내려가면 된다. 2시간 10분 정도 달려 구조하치만(郡上八幡)이란 곳에 도착했다. 음식모형 등 각종 모형을 만드는 유명한 가게가 소문났다는데 실제 가보니 취향이 달라서인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마을을 따라 흐르는 좁은 수로(영어로는 운하라고 표현되어 있다.)에 잉어, 송어, 곤들메기가 살고 있다. 물이 지속적으로 흐르고 수량도 상당하다. 잉어가 얼마나 잘 먹었는지 향어보다 비만돼지 몸통이다. 무인판매대에 100엔을 넣고 먹이를 꺼냈다. 손가락으로 먹이를 주자 먹이를 흡입하는 힘이 엄청나다. 송어나 곤들메기는 조심성도 많지만 잉어 덩치에 치어 다가오지 못한다. 좁은 수로는 100미터 정도 되며 수로를 따라 좁은 산책길이 있어 아담하고 예쁘다. 먹는 것에 진심인 작은아이는 이곳에서도 맛집을 찾아냈다. ‘shigeaki 우동’, 근방 맛집이라 소문나 손님이 넘친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기에 대기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20분 동안 동네를 관광하다 돌아왔다. 역시 아날로그다. 대기명부에 올린 이름을 부르면 가게 안 대기의자에 앉고 메뉴판을 준다.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먹을까 메뉴를 선택한다. 물론 계산도 캐시온리다. 이 우동집은 아들, 엄마, 할머니 삼대가 운영하는 맛집이다. 수타, 최고의 밀가루, 화학조미료 무사용, 지역야채와 싱싱한 해산물로 만드는 집이라고 부쳐 놓았다. 손님이 줄을 서지만 식탁은 6개로 작다. 우동맛은 뛰어나며 텐동 米質(미질)도 좋다. 홀보다 면을 만드는 제면실과 주방의 크기가 더 커다란 것 같다. 30분 기다린 보람은 있다. 일본에서 먹어본 우동 중 최고였다.


구조하치만을 가로지르는 요시다리버, 옛 동네인 本町(혼마치)과 새 동네인 新町(신마치)을 구분하는 경계역할을 한다. 멀리 산 정상에는 구조하치만 성이 우뚝 서있다. 다리 건너 新町쪽 볼거리가 많지만 내 눈과 마음은 요시다리버에서 은어 놀림낚시를 하는 낚시꾼에 쏠려 있었다.

요시다리버는 물이 얼마나 맑고 시원한지 양말 벗고 발을 담갔다. 강 양안에는 살림집들이 줄지어 있는데 환경보호를 얼마나 잘했는지 쓰레기하나 보이지 않는다. 강에는 은어 놀림낚시꾼들이 여럿 된다. 부러운 동네, 행복한 낚시꾼들이다.

발 담그고 은어낚시꾼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아쉽게도 한 마리도 낚아내지 못했지만 낚시꾼은 얼마나 행복할까? 밥 먹고 집을 나서면 바로 은어낚시를 할 수 있는 깨끗한 요시다리버가 있어 수박향이 난다는 은어를 잡아 친구와 술 한잔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저 낚시꾼이 만약 퇴직한 사람이라면 신선놀음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 했는데 오늘은 은어낚시꾼에게 완패했다. 하지만 숙소에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은어낚시꾼은 우리 일행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연배로 보니 부모와 딸부부가 관광 온 것이며 한가롭게 강가에 앉아 발 담그고 망중한을 느끼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은어낚시꾼을 부러워했지만 내 행복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요시다리버와 은어 놀림낚시꾼에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요시다리버 은어놀림 낚시꾼과 눈으로 낚시했던 구경꾼 모두 행복한 낚시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어 놀림낚시꾼을 여러 가지 이유로 보기 힘들다. 첫 번째는 물이 차고 깨끗해야 한다. 두 번째는 놀림낚시에 필요한 살아있는 씨은어(미끼은어)가 있어야 하는데 놀림낚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구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관련 장비가 고가이며 낚시기법이 어렵다.

조심성이 많은 은어는 인기척을 느끼면 도망가기에 잡아내려는 은어영역으로부터 먼 곳에서 자연스럽게 씨은어를 흘려줘야 한다. 보통 낚싯대 길이가 9~10미터에 낚싯줄 길이가 있으니 15미터 정도 떨어진 곳의 은어를 잡는다. 은어낚싯대 가격은 2~300만 원 정도이며 낚시꾼들은 낚싯대 여러 개를 갖고 다닌다.

요즈음은 가짜은어인 루어와 릴낚시를 이용해 간편하게 은어낚시를 하기도 한다. 은어낚시기법이 어렵고 낚시장비가격이 차 한 대가격이라도 결국은 깨끗한 환경이 있어야 은어 놀림낚시가 가능하다.


붕어낚시꾼이라 은어 놀림낚시는 해보지 못했다. 은어는 연어의 먼 친척답게 강과 바다를 오간다. 씨은어를 이용한 은어 놀림낚시는 은어 습성을 이용한 낚시기법이다. 은어는 영역싸움을 한다. 씨은어라 불리는 살아있는 은어의 코를 꿰고 씨은어 뒤쪽에 바늘이 있다. 씨은어를 다른 은어 영역에 집어넣으면 공격하는 영역싸움 습성을 이용해 은어를 낚아낸다. 은어는 수박향이 난다고 한다.

신입사원시절 고리원자력발전소 옆을 흐르는 월내천은 은어와 민물뱀장어가 잡힐 정도로 깨끗했다. 신입사원시절이니 1984년이다. 1995년, 1999년 울진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할 때도 발전소옆 부구천과 울진읍 남대천, 왕피천에도 은어가 살았다. 월내천은 은어가 살지 못할 정도로 오염되었으나 울진읍 왕피천에는 아직도 은어가 살고 있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