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문학이다(1) (윤홍식풀어씀, 봉황동래刊)
윤홍식씨는 라디오와 TV를 통해 동서양고전에 담긴 양심철학을 알리고 있는 43살의 젊은 철학자인데 경력이 이채롭다. ‘홍익당 당대표’로 정당인이기도 하다. 본 책은 채근담을 풀어쓴 것으로 ‘채근담에서 배우는 인문학의 지혜, 33’ 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데,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윤흥식씨가 용감하게도 제목부터 ‘이것이 인문학이다.’라고 단정적 정의를 했기에 눈과 귀가 솔깃했다. 물론 인문학의 정의와 효용론에 대해 학자마다 주장하는 바는 다르나 저자는 ‘삶 속의 인문학’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채근담으로 실천 인문학의 정수를 배운다.
채근담은 속세의 초월이 아닌 속세의 지혜로운 경영을 위해 씌여진 책이다. 내면의 순수한 마음인 ‘양심’을 밝혀 자신을 닦고 남을 다스리는 군자가 주의해야할 사항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문학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인 ‘양심’과 ‘정의’를 따르는 지혜로운 인생을 경영하고자 하는 군자들에게 총359장중 33장을 추려 ‘실천 인문학의 정수’를 소개한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요즘 인문학을 간판으로 한 TV프로그램이 많은데 저는 ‘인문학으로 살아가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인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학에 기반을 두고 어떻게 우리가 철학적으로 살아갈 것인지, 그리고 인류의 오랜 지혜를 우리 삶 속에서 소화시키고 활용하면서 살아갈 것인지가 저의 주된 관심사이다. 인류가 몇 천년간 살아오면서 만들어 놓은 ‘인문학의 지혜’가 엄청나게 쌓여 있는데 마치 처음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헤매면서 살고 있다면 억울한 일이 아닌가요? 이런 지혜를 활용하면서 살아야 같은 시간을 살더라도 알차고 의미 있게 살 수 있다. 그래서 요즈음 인문학 열풍이 부는 것 같다.
인문학에서 삶에 대한 진정한 답을 찾고 내 삶의 문제를 치유하는 것이 진정한 힐링이라면 인문학과 힐링은 둘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인문학은 원래 우리 삶을 치유하기 위해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 삶이 건강하지 않다.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서 인문학이 시작된 것이다. 백수이건, 결혼, 연애,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건, 아이가 있는 기혼자이지만 큰 괴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건,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건 잘 살고 싶어 합니다. 누구나 건강하게 잘 사는데 필요한 지혜를 인문학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전콘서트’를 수년간 계속해오며 강의를 했는데, 이 강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어떻게 인문학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바랐다. ‘인문학 안에서 답을 찾아보자!’하고 20여년을 연구했고 답을 얻었다. 10년을 연구하니 답이 보였고 또 10년을 더 가보니 정말로 답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부처님과 공자님이 농사짓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에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듯 인문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과거 인문학의 대가들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지금 이 시대에 맞게 재현하여 쉽게 전달해 드리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조선은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철학 왕국’이었다. 그러니 선조들의 경험에서 우리가 지혜를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선조들의 삶 속에 녹아 있는 지혜를 이용하여 힘들고 괴로울 때 어떻게 자신을 치유할 것인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드리는 6가지 해법을 불교적 언어로 말씀드리면 1. 봉사하는 布施(보시) 바라밀 2. 법이나 규칙을 지킬 것을 지키는 持戒(지계) 바라밀 3. 남을 수용하고 조화를 이루는 忍辱(인욕) 바라밀 4. 쉼 없이 노력하는 精進(정진) 바라밀 5. 마음을 하나로 통일하는 禪定(선정) 바라밀 6. 선악 시비를 판단하는 般若(반야) 바라밀 이다. 동서양을 통틀어 인문학의 핵심은 ‘양심이 답이다.’는 것이며 그 양심의 6가지 원칙을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 불교의 6바라밀 이다. 이를 유교식으로 이야기 하면 仁義禮智信(인의예지신)과 敬(경)인 1.사랑 2.정의 3.예절 4.지혜 5.성실 6.몰입 으로 이것이 인문학의 결론이라 할 수 있으며 인의예지신경을 합치면 결국 ‘양심’이 된다. 동양의 양심을 서양에서는 ‘이성(logos)’라 하며 로고스대로 살아가는 모습이 인간의 ‘眞善美’라고 이야기 한다.
6개의 덕목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논어의 핵심인 ‘내가 당해서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마라.’는 가르침은 성경의 핵심인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먼저 남 을 대접하라.’는 가르침도 포함되어 있다. 여러 고전들을 연구해보면 사랑, 정의, 예절, 지혜, 성실, 몰입의 6가지가 ‘양심의 원칙, 기준’이다. 이것이 인문학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인문학을 보시기 바라며, 나머지는 여러분의 삶 속에서 정말로 맞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6가지를 골고루 잘해야 보살이 되고 군자가 된다. 6가지 덕목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가면 여러분의 삶이 풍족해 진다.
자연은 알아서 봄에는 봄에 맞는 무늬를 수놓고, 가을이면 가을에 맞는 단풍무늬로 갈아입고 하늘은 별로 무늬를 수놓고 있는데 이것을 天文이라하고 자연은 질서정연하게 하늘은 하늘대로 땅은 땅대로 무늬를 통해 계속 표현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문화 즉 人文, 이 우주에 인간만이 표현하는 무늬를 뜻한다. 사람이 지어 놓은 집도 무늬이고 입는 옷이나 살아가는 방식과 문화도 무늬이죠. 하지만 ‘욕심’으로 문화를 만든 것과 “양심”으로 만든 것은 천지차이가 난다. 결국 인문학이 지향하는 바는 양심과 이성으로 문화를 이끌어 보자는 것이다. 생명을 갖고 오래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작품을 고전이라 하는데 지금 봐도 우리에게 6가지 덕목의 가르침을 준다.
우리는 인문학으로 살아가는 것을 우리 몸으로, 삶으로 입증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나와 모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인문학으로 살아가며 이렇게 행복하고 당당하게 지혜롭고 자비심 넘치게 살 수 있다. 나와 모두를 살리는 방향으로 살아 갈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몸소 입증해 주실 분들이 이 사회에는 많이 필요하다. 그런 분들이 이 사회의 선비이고 군자이며 진정한 보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