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인문학(2) (전병근과 9인의 문답, 메디치刊)
달려오는 미래,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뇌과학자, 김대식)
원색운동화, 찢어진 청바지, 치켜깍은 머리로 교수가 맞나 싶었다. 김용옥교수가 입은 두루마기 패션이후 최대 파격이었다. 우리말도 서툰 그가 고전학교 설립에 나서고 묵직한 인문학에세이 ‘빅 퀘스천’을 출간했는데 목차가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인간은 왜 죽어야 하는가.”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시간은 왜 흐르는가.‘ ’인간은 기계의 노예가 될 것인가.‘ ’인간은 왜 필요한가.‘ 질문 성립이 안 될 정도의 내용들이다. 만나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10여 년 전부터 방송되던 드라마를 102편부터 보기 시작하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만 알아서는 미래예측이 어렵습니다. 세계문명사는 1만 년 전부터 누적돼왔고 철학, 과학, 문학도 그렇습니다. 예측 못하면 새로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쫒아가기는 해도 새 길을 못 여는 거죠. 정부에서 말하는 창조도 핵심은 질문입니다. 어디서 시작해 어디를 거쳐 왔는지 알아야 갈 길을 압니다.
‘왜’라는 질문을 하니 인문학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과학도 마찬가지로 질문을 하고 수식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지구의 모든 현상, 달이 뜨거나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을 수식으로 표현한 것뿐입니다. 어떤 사람은 음악으로, 어떤 사람은 시로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핵심은 질문입니다.
사피엔스는 이제 神이 되려한다.(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39세의 젊은 이스라엘 교수, 세계사 동영상 강의가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며 유명해졌고 인류역사를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쓴 ‘사피엔스’는 30개국에서 번역되고 국제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금 인류가 당면한 주요 이슈는 인간을 신의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하느냐의 문제다. 기술 발전을 감안하면 인간이 자신을 어떤 우월한 존재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는 불가피해 보인다. 인간은 그전까지 전통적으로는 신적인 능력이라고 간주되던 능력을 앞으로 얻게 될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인류역사에서 처음으로 인간성 자체가 급격한 혁명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왜 역사의 바다로 갔나(서양사학자 주경철)
그는 역사, 역사학, 역사가를 ‘인간의 내밀한 심층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에 대해 해석해 주는 우리 정신의 무당 같은 존재’라고 했다, 나는 타고난 무당의 내밀한 심층이 궁금해졌다.
사실 그대로의 역사라는 건 세상에 없어요. 해석된 역사라는 게 진리입니다. 최대한 많은 사실을 확보해야 상상이 가능해 집니다. 역사가의 답은 직접적이지 않습니다. 한 차원 뒤로 물러선 답을 제공할 뿐이지요. 흔히 오해중 하나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복될 수 없어요. 반복된다면 예측이 가능할 텐데 그렇지가 않으니 지난 경험을 아무리 잘 알아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 못하는 거지요. 다만 지난 역사 경험을 들여다보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고 사회는 대개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지 남들 보다 좀 더 담을 잘 잡는다든지 혹은 실수를 덜 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역사가는 예측이 아니라 해석을 할 뿐입니다.
21세기 자본주의와 그 적들(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저서인 ‘21세기 자본’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방한한 그는 ‘불평등은 경제성장에 꼭 필요하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면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할 필요가 있다.” 말했다. 프랑스 태생으로 2012년 포린폴리시 선정 100대 사상가에 이름을 올렸다.
나는 불평등이나 자본주의 자체를 비난하는데 에는 관심이 없다. 더구나 사회적 불평등은, 그것이 정당화되기만 한다면, 다시 말해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 제 1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사회적 차별이 ‘오직 공약에 바탕을 두는’한, 그 자체로서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 반대로 나는 아무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라도 사회를 조직하는 최선의 방법에 관한, 그리고 공정한 사회질서를 이루기 위한 가장 적절한 제도와 정책들에 관한 토론에 기여하는 데 관심이 있다.
화성에서 온 보수 금성에서 온 진보(인지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교수로 TED 강연 동영상 조회 수가 2백만이 넘었다. 사람들은 왜 저마다 옳다고 우길까? 보수와 진보는 왜 매일 싸울까? 가난한 사람이 왜 보수 정당에 투표할까? 평소 의문스러웠던 내용들이 그의 저서 ‘바른 마음’에 등장한다 하여 바로 서점에 주문을 넣었다.
보수와 진보는 저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그런 사람들끼리 서로 격렬히 충돌한다. 어떤 면에서는 어쩔 수 없다. 인류가 그렇게 진화해 왔기에, 하지만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 모두가 독선적인 위선자라는 사실에 눈을 뜨는 것이다. 그런 자각 위에서 서로 대화를 통해 진실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진보의 도덕성은 주로 배려, 공정 등 한두 가지를 활성화 하는 반면 진보는 여기에 충성심, 권위, 고귀함까지 폭넓게 활용합니다. 사회의 부가 증가하고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전통, 권위, 종교적 가치에 대한 존중감이 떨어지는데 특히 진보에서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다수 시민들은 여전히 전통, 충성심, 연장자 우대, 순결 같은 가치를 중시한다는 사실을 진보주의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데이터 분석에서 마음 캐는 광부로(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고대 컴퓨터학 박사로 다음소프트 부사장,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트린 실루엣이 여성 같았으나 남성이다.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기억하고 알아보기 때문이라니 이미지 메이킹도 남다르다.
2015년 모교인 고려대 입학식 때 신입생 축사를 했습니다. ‘고객보다 사람을 보고, 사람보다 사회를 보고, 사회보다 인류를 보면 된다.’ 그러면 내가 하는 일이 보편적인 당의의 차원으로 올라간다는 얘기 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해온 세 가지를 보여줬습니다. 남들이 안 간 길을 갔고, 더 깊은 고민을 해봤고,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다. 남이 안 하는 일을 하는 것은 바의 존재 의미를 밝히는 것이고, 그 일이 상대에게 보편타당하게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공부는 대학 졸업 후에도 계속해야 합니다. 예전에 좋았던 직업이 사라지고 있고 자동화 물결로 어떤 직업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떤 직업도 안전하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늘 공부하고 일을 합니다. 저희는 물건을 팔기 위해서 데이터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나면, 어떤 제품을 더 발전시키고 어떤 것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타자를 통해 우리가 하는 일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 이게 우리의 미션이라고 보는 거지요. 그러니까 표피의 것보다 말하지 않고 숨겨진 것을 좀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