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선운사는 冬栢(동백) 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출장을 간 사업소에서 안전사고가 발생되면 서로가 미안할까 우려되어 출장 가는 것을 자제해 왔으나 울진 2, 영광 3, 고리사업처가 올해 안전관리 벤치마킹 우수사업소로 선정되어 같이 근무했던 그리운 얼굴들도 볼 겸 전 근무지였던 영광 3사업소를 출장지로 택했습니다.
혼자 내려가는 출장길이니 마음대로 行路(행로)를 정해 봅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에 서해안 고속도로를 선택하였습니다. 서천부근 논밭 위에 세워진 異國的(이국적) 풍경의 빨간 지붕 교회를 지나 영광에서 근무한 5년여 동안 다녔던 정겨운 22번 국도를 타기 위해 선운산 IC로 빠져나왔습니다. 과속은 하지 않았지만 1시간 정도 여유가 있기에 未堂(미당 서정주) 선생 詩文學館(시문학관)을 둘러볼까, 선운사를 둘러볼까 고민하다가 동백나무 숲이 아름다운 선운사를 선택했습니다. 선운산자락에 둘러싸인 고창 선운사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규모가 아담하여 사전에 認知(인지)하지 못하고 방문하면 주차료 2천 원과 사찰입장료 2천5백 원이 아깝습니다.
아담한 선운사는 冬栢(동백) 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동백나무는 차나뭇과 상록수로 눈 속에 빨간 꽃이 피는 것이 장관인데 동백은 개화시기에 따라 冬栢(동백), 春栢(춘백), 秋栢(추백)으로 분류됩니다. 선운사를 둘러싸고 있는 동백은 5월 중순에 滿開(만개)하는 춘백입니다. 변산반도를 오른편에 두고 달리는 22번 국도 풍경도 볼만합니다. 넓은 강 정도 거리로 보이는 변산반도 奇岩(기암)들도 볼 만하고 주위 풍경은 ‘고즈녘하다.’라는 단어와 잘 어울릴 정도로 차분하고 요란하지 않고 靜的(정적)입니다.
서울송변전지사부터 제주사업소까지 많은 안전관리자와 현장관리자들이 참석 했습니다. 영광 3사업소 안전관리자는 윤 대리와 장 과장입니다. 안전 분야에 행사가 있다고 하니 한수원 안전관리자인 유 과장이 찾아와 두 사람을 입이 마르게 칭찬합니다. 사업소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님에도 젊은 윤 대리는 부지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아 한몫을 하고 있고 노련한 장 과장은 직원들과 친화력이 좋아 같은 안전지적이라도 기분 나쁘지 않게 지적하고 개선하여 新舊(신구)의 調和(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고 칭찬하니 저로서도 기분 좋은 이야기입니다.
작년도 우리 회사 원자력부문이 무사고를 달성했고 오늘까지도 무사고이니 안전관리를 잘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안전관리를 하는 사람들끼리 만났으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질문이지만 밑도 끝도 없는 질문 같습니다. 제가 주저하지 않고 대답을 했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우선 ‘경영진 관심이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함은 물론이나 경영진 관심이 매출이면 사업소장님들도 매출에 관심을 쏟게 되고 팀장도 마찬가지로 매출과 공정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사장님께서 안전을 강조하시면 사업소장님, 팀장님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 회사 조직입니다. 사장님뿐 아니라 한수원 본부장님과 소장님께서 안전이 우선이라고 강조하시면 각 팀장님들과 협력회사에서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고객사에서도 안전이 제일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사고 없는 사업장을 만드는 첫걸음을 시작한 것이라는 의견에 서로 공감 했습니다.
노련한 한수원 유 과장님도 발전소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 안전관리자가 하는 이야기에 전 간부가 귀를 기울이고 있고 발전소장님도 적극적이시니 신경이 더욱 많이 쓰인다고 이야기 합니다. 고객사 분위기가 이러면 영광 3의 안전사고 확률은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소장인 김 소장님도 전임사업소에서 안전사고를 경험했던 분으로 안전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요란하지 않고 차분하게 전라도 지방의 고즈 녘 한 분위기에 맞게...
원자력사업소가 사고가 적은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물론 개개인이 안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만 직원들 안전의식을 지속적으로 일깨워 주는 것은 관리자 몫입니다. 영광 3사업소도 안전마네킹, 포스터, 플래카드를 곳곳에 설치하고 있으며 한수원 사옥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수원 사옥 현관에 놓여있는 배너형 현수막 또한 전부 안전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어쩌면 보여주기 위한 안전활동이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옥현관을 나서면서 발 밑을 보신 분은 생각이 달라지셨을 것 같습니다. 사옥주위를 녹색 선으로 도색하여 출입구 곳곳에 ‘안전장구 착용지점’이란 표시를 보셨다면 관리자들이 직원들 안전을 위해 세심한 곳까지 신경쓰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벤치마킹 종료시간이 다가옵니다. 사옥을 나서서 발전소로 향하는 길 위에 녹색으로 써져 있는 안전장구 착용지점이라는 작은 것 하나만이라도 벤치마킹 한다면 사고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오랜만의 출장길을 마무리해봅니다.
PS: 영광 3사업소가 안전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듯한데 고객사 안전관리자가 버선발로 뛰어와 입이 마르게 칭찬을 할 정도 밖에는 잘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