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無(전무)했지만 後無(후무)한 기록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貨幣價値(화폐가치) 墜落(추락)으로 천만이라는 숫자는 그리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많이 소유하고 있을 법한 현대 소나타도 3천만 원을 줘야 하고 서울 압구정동 소나타라는 렉서스가격은 1억 원 정도입니다. 서울 명동의 일 제곱미터 땅값은 6천만 원이고 경기도 분당 아파트 한 평(3.3평방미터) 값은 이천만 원 정도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집은 이태원에 있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자택으로 公示價格(공시가격)이 91억 4천만 원입니다. 눈을 돌려 밖을 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은 믿거나 말거나지만 미국 LA의 ‘더 매너’라는 집인데 1억 5천만 달러(1800억 원)이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는 1936년식 부가티로 3천만 달러(360억 원)에 낙찰된 차입니다.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처음 받은 한 달 용돈이 50원인가 했습니다. 그 당시 1원이면 입에 넣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눈깔사탕을 여러 개 살 수 있는 큰돈이었는데 요즈음은 천만 원도 그리 크게 느껴지는 돈이 아닙니다. 시간이 흘러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경제활동 규모가 늘어나니 그리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時間(시간)이 아닌가 합니다. 예전의 1초나 현재의 1초가 동일하고 節氣(절기)에 따라 동녘에서 같은 시간에 해가 뜨고 붉은 노을을 만드는 시간도 일정하고 24시간이 지나면 하루가 갑니다. 미국의 어느 연구소에서 인생 70년을 분석해 보니 잠자는데 24년, 일하는데 11년, 노는데 8년, 기다리는데 6년, 걷는데 6년, 모양내는데 6년, 독서 3년, 대화하는데 3년, 교회 가는데 6개월, TV 보는데 6-7년이었다고 합니다. 70년 평생은 61만 시간인데 평생을 일해도 10만 시간을 넘지 않으니 일이 많다고 그리 불평할 일은 아닙니다.
시간 개념도 시야를 넓혀보면 抽象的(추상적)인 시간도 있습니다. 劫(겁)이란 셀 수 없는 무한한 시간을 佛家(불가)에서 표현한 것으로 天地(천지)가 한 번 開闢(개벽)한 때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의 세월을 이르는 말입니다. 수치적으로는 사방 40리의 성에 겨자씨를 가득 넣고 백 년에 한 알씩 꺼내어 겨자씨가 없어지는 시간, 백 년에 한 번씩 내려오는 선녀 옷자락이 사방 40리 바위를 닳아 없어지게 하는 시간 또는 천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체만 한 바위를 없애는데 필요한 시간을 한 겁이라 표현하고 굳이 속세 시간으로 따진다면 4억 3200만 년이 된다고 합니다.
* 아마도 겁이라는 시간 개념은 허풍 심한 중국에서 만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겨자씨는 직경 1mm 무게 1mg 정도로 백 년에 한 알씩 꺼낸다면 겨자씨 5되 남짓한 분량을 꺼내는데 필요한 시간이 한 겁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계산하고 따지면 재미 없으니 가상의 엄청난 시간이 한 겁이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천만 시간(Man-hour)은 우리 회사 전 직원 4500명이 하루 8시간 278일간 쉬지 않고 일하는 시간이며 1년 넘는 기간에 해당되니 어마어마한 시간입니다. 한 겁보다는 매우 작은 시간이나 인간이 일하는 시간으로 따지면 엄청난 시간에 해당하는 것이 천만 시간입니다.
이전까지 무사고 기간이 제일 길었던 때는 1995.10.28~1996.03.19까지로 4개월 10일간이었으며 근로시간으로 환산하면 5~6백만 시간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안전분야에서 대단한 기록이 수립되었습니다. 2009.11.07부터 2010.05.30까지 7일이 빠지는 7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우리 직원과 외부인력을 포함한 무재해를 기록했습니다. 10,110,561시간 무재해라는 위대한 기록을 수립한 것입니다. 일천 십일만오백육십 한 시간 무재해... 국내에서 무재해목표 천만 시간을 달성한 기업은 대우해양조선과 두산중공업등 몇 개 회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는 사업장별로 안전관리 목표를 설정하므로 전사적으로 무재해 천만 시간이 달성되었다고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특별한 상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만 창사 이후 통계와 기록을 보면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월 한 두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매년 20명의 산재환자가 발생하는 회사에서 7개월간 사고가 없었다는 것은 제가 봐도 기적 같고 놀라운 일입니다. ‘사창립 이후 최초 무재해 천만 시간 달성’ 이 기적 같은 일은 全無(전무)했지만 後無(후무)한 기록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2010.05.31일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여 우리 회사 무재해 시계가 2010.06.01부터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무재해 이천만 시간을 목표로 달려볼까 합니다. 무재해 이천만 시간은 우리 회사가 1년 하고도 2개월 동안 무재해를 달성하는 것과 비슷한 목표입니다.
사장님부터 말단직원까지 일산사업소부터 제주사업소까지 전국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2011.07.31일 무재해 이천만 시간이 달성되는 그날까지 이천만 시간의 기적을 만들어 가는데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Tip(또 하나의 기적)
한국동란 이후 1990년까지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외원조 총액은 25조 원이었다. 88 올림픽을 개최하고 OECD 가입을 거론하는 시점까지 외국 아이들의 코 묻은 돈과 외국 할머니들의 쌈짓돈을 받았다는 것이 얼굴을 화끈하게 했다. 전 세계 100여 개국 1억 명 이상을 돌보고 있는 세계최대 기독교 구호 및 개발단체인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당시 전쟁고아와 미망인을 돕는 일로 시작되었다. 다행히 우리는 1991년부터는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가 되었는데 월드비전 내의 수혜국에서 지원국이 된 것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40년 만에 기적을 이룬 것이다. -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