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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Oct 20. 2024

933. 곁에 두고 읽는 그리스신화(3)

김태관著, 홍익출판사刊

  그리스 신화는 자연스럽게 건국신화로 이어진다. 神界(신계)에서 人間界(인간계)로 이어지는 것은 중국이나, 우리나라 건국신화에서도 볼 수 있다. 중국 시조는 불을 발명한 ‘수인씨’, 물고기 잡는 법과 사냥기술을 가르친 ‘복희 씨’, 농사법을 가르친 ‘신농씨’ 모두 인간이 아닌 신이다. 우리나라도 고조선을 세운 단군은 신이었으며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와 고구려 주몽도 신의 아들이었다.

 과학이 발전하기 이전 자연의 모든 현상은 나약한 인간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배층이 경외심과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자칭 타칭 신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인간, 영웅을 창조하다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는 결혼을 두 번이나 했지만 아들이 없었다. 델포이의 신탁소를 찾아가 아들을 얻는 방법을 묻자 여사제가 알쏭달쏭하게 ‘아테네에 도착하기 전 포도주 가죽부대 주둥이를 풀지 말라!’ 했다. 아이게우스가 트로이젠에 들러 그곳의 왕 피테우스에게 신탁의 의미를 물었다. 현명한 피테우스는 바로 알아들었다. 포도주 가죽부대가 남자의 성기를 가리키며 술 취해 여자와 동침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피테우스는 아이게우스에게 알리지 않고 술을 먹여 딸 아이트라와 동침시켰다. 자신의 후손을 아테네의 왕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취중에 남의 나라 공주를 임신시킨 것이다. 떠나는 날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를 큰 바위 밑으로 데리고 가 자신의 칼과 샌들 위에 큰 바위를 올려놓았다. ‘내 아들이라면 능히 큰 바위를 들어 올려 이것들을 찾을 것이오. ’아이트라는 남아를 출산했고 이름을 ‘묻혀있는 보물’이란 뜻의 테세우스라고 지었다.


 테세우스가 일곱 살 때 헤라클레스가 트로이젠 궁전을 방문해 자신이 쓰고 있던 사자가죽을 내려놓자 아이들은 기겁하며 도망갔으나 테세우스는 하인의 칼을 뽑아 들고 사자에게 덤벼들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헤라클레스는 나이차가 있음에도 테세우스를 친구 삼았다. 헤라클레스가 여러 곳을 떠돌며 도둑과 강도를 물리치며 난관을 돌파한 무용담은 테세우스의 가슴을 흔들었고 훗날 모험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다.

 16세가 되자 어머니가 테세우스를 큰 바위 밑으로 데려가 출생의 비밀을 알려줬다. 테세우스는 거뜬히 바위를 들어 올리고 칼과 샌들을 찾아 아버지의 나라 아테네를 향해 모험의 여정을 떠난다. 테세우스는 편안한 뱃길이 아닌 도둑과 강도가 득시글거리는 육로를 택했는데 헤라클레스의 영향이었다.

 아테네로 가는 길에 여러 악당을 물리쳤지만 가장 악명 높은 자는 프로크루테스로 그에게는 철침대가 있었다. 나그네가 철침대에 잠들면 몰래 다가가 침대와 나그네의 키를 비교해 나그네가 크면 잘라 죽이고 작으면 늘려 죽였다. 유명한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다. 하지만 테세우스는 프로크루테스를 철침대에 눕혀 같은 방법으로 처치했다. 테세우스는 헤라클레스에 비견되는 아테네 최고의 영웅이자 왕이다. 

 영웅은 남이 정해놓은 틀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간다. 남의 생각에 맞춰 맹목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에 맞춰 세상을 바꾼다. 세상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끌고 간다.  

테세우스는 프로크루테스를 처치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힘과 용기의 화신, 헤라클레스

 그리스신화 최고 영웅인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영광’이란 뜻이다. 헤라는 자신이 낳지 않은 헤라클레스를 박해했다. 테바이의 장군 암피트리온이 전쟁에 나가자 제우스는 암피트리온으로 변신해 아내인 알크메네와 잠자리를 가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알크메네는 다음날 전쟁에서 돌아온 남편과 사랑을 나누고 쌍둥이를 임신해 헤라클레스와 동생 이피클레스를 낳았다. 헤라는 생후 8개월 된 쌍둥이 방에 뱀 두 마리를 들여보냈으나 헤라클레스가 뱀 두 마리 모두를 죽여 버렸다.

 이런 아들이 마음에 든 제우스는 아이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어 주려고 하늘로 올려 잠든 헤라의 젖을 몰래 물렸다. 헤라클레스가 젖을 세게 빠는 바람에 잠에서 깬 헤라가 아기를 밀쳐내 완전한 불사신이 되지는 못했다. 아기를 밀쳤을 때 뿜어져 나온 헤라의 젖은 하늘에 뿌려져 은하수(Milky Way)가 되었다. 자신의 젖을 빨은 아이가 헤라클레스라는 것을 알게 된 헤라는 평생 따라다니며 가시밭길을 걷게 한다. 


 헤라클레스는 테바이를 괴롭히던 이웃나라를 정복하고 테바이 공주 메가라와 결혼해 아들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지만 헤라가 헤라클레스에게 광기를 불어넣었다. 헤라클레스가 화살로 두 아들을 죽인 후 정신을 차리고는 경악했다. 참담한 마음에 델포이 신탁소로 가 속죄의 길을 물었다. 신탁의 내용은 마케네 왕 에우리스테우스의 노예로 살면서 12가지 과업을 완수하라는 것이었다.  

 헤라클레스는 처자식을 죽인 죄를 씻기 위해 보통 사람이 풀 수 없는 12 난제를 정복해 나간다. 과제를 끝낸 헤라클레스는 다시 발광해 친구를 죽이는 바람에 옴팔레여왕의 노예로 3년간 죄를 씻었다. 그 뒤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했으나 행복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네소스의 음모에 빠진 데이아네이라는 헤라클레스의 속옷에 독액을 발랐다. 독이 전신에 퍼진 헤라클레스는 옷을 벗으려 했지만 옷이 살에 달라붙어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잘못을 깨달은 데이아네이라는 자살하고 죽음이 임박한 헤라클레스는 스스로 장작더미에 누워 자신의 남은 생애와 고통까지 태워버렸다.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하늘로 올려 신으로 만들었다. 헤라조차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 헤라는 헤라클레스와 화해하고 자신의 딸이자 청춘의 여신인 헤베를 아내로 주었다. 이렇게 해서 영웅 헤라클레스는 불멸의 영웅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마케도니아의 왕, 페르세우스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는 딸이 낳은 아들에게 죽게 될 거란 예언으로 딸 다나에를 청동감옥에 가뒀지만 제우스가 탐했다. 딸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에 하얗게 질려 아들을 죽이고 싶었으나 제우스의 아들이란 말에 어절 수 없이 그들을 나무궤짝에 실어 바다로 보냈다. 궤짝이 세리포스라는 섬에 도착했고 마음씨 고운 어부에게 구출되어 보살핌을 받았다.

 그 섬의 왕인 폴리덱테스가 다나에를 보자 아내로 만들려고 했으나 아들인 페르세우스가 눈엣가시였다. 폴리덱테스는 꾀를 내어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한다는 거짓발표를 했다. 섬의 풍습은 왕의 결혼식에 말을 바치게 되어있으나 어부에 얹혀사는 페르세우스는 가난했다. 왕이 말을 가져오라 독촉하자 답이 궁색한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오겠다고 했다.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뱀이며 멧돼지 이빨에 손은 청동이고 온몸에 용의 비늘을 하고 있어 칼로 찌를 수 없는 괴물이었다. 또한 눈이 마주친 사람은 돌로 변해버렸다. 고르곤 세 자매 중 메두사는 서쪽 끝에 살고 있어 설사 목을 벤다 해도 황금날개를 가진 다른 자매의 추격을 뿌리치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페르세우스는 뒤늦게 후회했다.


 페르세우스가 길을 나서자 제우스는 헤르메스와 아테나를 보내 도움을 주게 했다. 메두사는 아테나 신전의 여사제였으나 신전 안에서 포세이돈과 정을 통했다. 포세이돈과 아테네의 통치권을 놓고 겨루던 아테나는 분노해 메두사를 괴물로 만들어 버렸다. 아테나는 청동방패를 줘서 메두사의 눈과 마주치지 못하게 했고 헤르메스는 메두사의 목을 벨 수 있는 보검을 빌려줬다. 또한 메두사의 머리를 넣을 마법의 자루,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 달린 샌들과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황금투구도 빌려줬다.

 메두사의 목을 가지고 귀환하던 중 에티오피아 바닷가 절벽에 묶인 처녀를 발견한다. 에티오피아 왕 케페우스와 카시오페아 왕비사이에서 태어난 안드로메다 공주로 왕비는 자신의 딸이 바다의 요정보다 예쁘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포세이돈은 바다괴물을 보내 에티오피아를 쑥밭으로 만들고, 케페우스는 신탁에 따라 공주를 바다괴물에 바치려 절벽에 묶어놓은 것이다. 페르세우스는 바다괴물을 물리치고 안드로메다를 구출해 결혼까지 했다. 

 페르세우스는 연회를 펼치고 있는 폴리덱테스와 신하 앞에서 메두사의 목을 치켜들었고 그 순간 모두는 돌로 변해버렸다. 복수를 마친 페르세우스는 신들의 선물을 돌려주고 아테나에게 메두사의 머리를 바쳤다, 아테나는 메두사의 머리를 방패에 박아 기념으로 삼았다. 그로부터 메두사의 머리가 박힌 아이기스 방패는 모든 적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천하무적의 상징이 된다. (현재 군에서 운영하는 이지스라는 이름의 함정은 아이기스에서 유래된 것이다.) 

 페르세우스는 어머니 다나에와 아내 안드로메다와 고향 아르고스로 돌아온다.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는 우연히 페르세우스가 던진 원반을 맞고 사망한다. 수십 년 전 신탁이 맞아 들어갔다. 페르세우스는 후에 미케네의 왕이 된다.

     

모함과 도전의 원정대장, 이아손

 이아손의 아버지는 그리스 중동부지방 이올코스의 왕이다. 왕이 죽자 이아손이 왕이 되어야 하나 숙부인 펠리아스가 가로챈다. 5살인 이아손이 장성하면 왕위를 물려주기로 했다. 이아손은 산으로 보내져 현자 케이론 밑에서 자랐다. 케이론은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로, 헤라클레스,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아킬레우스 등 수많은 영웅들을 길러낸 스승으로 이아손에게 무술과 음악, 항해술을 알려준다.

 장성한 이아손은 하산했고 아울코스로 가는 도중 강을 건너게 되었으며 강을 건너지 못하는 백발노파를 업어줬다. 강에 들어서자 깃털같이 가벼웠던 노파는 바위처럼 무거워졌고 저쪽 둑은 더 멀어졌다. 겨우 강을 건너자 노파는 사라졌다. 노파는 헤라여신이었다. 

 헤라 여신은 펠리아스가 자신의 신전을 더럽힌 것에 앙심을 품고 조카 이아손을 통해 징벌하려고 노파로 변신해 이아손을 시험해 본 것이었다. 그 뒤 헤라는 이아손의 수호신이 되어 가는 곳마다 도와주었다.


 죽은 줄 알았던 이아손이 나타나자 펠리아스는 깜짝 놀랐다. 꾀를 내어 콜키스의 황금양피를 가져오면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했다.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고 있어 수많은 영웅들이 양피를 얻기 전 목숨을 잃었다. 

 이아손은 명장 아르고스에게 빠르고 커다란 배를 짓게 해 ‘아르고호’라고 명명했다. 그리고는 모험에 동참할 전국의 영웅 50명을 모았다. 모두 쟁쟁한 영웅들로 천하장사 헤라클레스, 음악의 명인 오르페우스, 포세이돈의 아들 안키오스, 북풍의 신의 아들인 제테스와 칼라이스 형제, 현인 네스토르,... 예언가 이드몬과 몸소스 등이다

 헤라클레스가 대장을 고사했기에 이아손이 대장이 되었다. 한배에 탔지만 모험의 목적은  달랐다. 헤라클레스가 이아손에게 말했다. ‘황금양피는 그대가 필요한 것이지 우리의 관심사는 아니다. 우리는 황금양피를 구실로 서로 흉금을 트고 사귀며 함께 싸울 따름이다. 우리는 왕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모험을 맛보려 할 뿐이다.’


 콜키스에 도착한 이아손은 아이에테스 왕에게 황금양피를 달라했으나 시험문제를 통과하라고 했다. ‘내게는 불을 뿜는 황소 두 마리가 있는데 불에 사람이 닿으면 뼈도 남지 안네. 소에 멍에를 씌워 밭을 간 다음 용의 이빨을 뿌리면 용맹한 전사가 나오는데 그들을 무찌르면 황금양피를 주겠소.’ 

 헤라가 이아손을 도왔다. 헤라는 아이에테스왕의 딸 메데이아에게 에로스의 화살을 쏘게 했다. 메데이아는 가족과 조국을 배신하고 이아손을 도왔기에 이아손이 손쉽게 시험문제를 통과하고 황금양피를 얻었다. 그러나 펠리아스는 약속을 어기고 왕위를 물려주지 않았다. 메데이아는 속임수를 써서 펠리아스를 토막 내 죽게 만들었고, 이 악행으로 인해 그들은 아울코스에서 추방되어 코린토스로 가게 되었다.


 코린토스에서 이아손은 메데이아를 버리고 크레온 왕의 딸과 결혼하려 했다. 격분한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주기 위해 두 아들을 죽였으며, 크레온의 왕과 딸까지 독살하고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아테네로 온다. 이후 이아손은 미치광이가 되어 사방을 떠돈다. 이아손은 어느 날 바닷가에서 ‘아르고호’의 잔해를 발견하고는 그 밑에 앉아 상념에 잠겼다. 이때 갑자기 돛대가 부러지며 이아손을 강타해 이아손은 허망하기 짝이 없게 죽었다.

 황금양피를 손에 얻은 이아손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파란만장한 모험을 벌인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황금양피는 이아손의 관심이었지 영웅들의 관심이 아니었다는 헤라클레스의 말처럼 보기 좋은 양가죽이었을 뿐이다. 


건축의 달인, 다이달로스  

 그리스의 건축가이자 조각가, 크레타 섬의 왕인 미노스의 迷宮(미궁) 라비린토스를 만든 전설적인 장인이며 이카로스의 아버지다. 다이달로스는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 자손으로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아 새롭고 신기한 것들을 만들었기에 ‘땅의 헤파이스토스’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그가 조각한 올림포스 신상들은 워낙 자연스러워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공예의 신 아테나가 다이달로스를 신전에 불러 직접 기술을 전수했기 때문이다.

 다이달로스는 자부심이 대단해 누가 자기보다 솜씨 좋다는 말을 들으면 참지 못했다. 제자로 받아들인 조카 탈로스는 재주가 비상했다. 물고기등뼈를 보고 톱을 만들고 원을 그리는 컴퍼스를 만든 탈로스를 시기해 아크로폴리스 절벽에서 탈로스를 밀어 죽였다. 다이달로스는 국외로 추방되어 건축가를 우대해 주는 크레타의 미노스 왕에게 의탁한다. 다이달로스는 미노스왕의 시종을 아내로 받아들여 이카로스 낳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그의 재주가 다시 덫을 놓는다.


 파시파에 왕비는 포세이돈에 의해 황소만 보면 욕정이 일어나는 마법에 걸려 있었다. 들판의 황소를 볼 때마다 음욕을 주체할 수 없어 다이달로스에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했다. 다이달로스는 왕비를 위해 나무 암소를 만들고 속을 파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했으며 소가죽도 입혔다. 왕비는 암소 속에 들어가 마음껏 욕정을 풀었다. 시간이 흐르자 왕비는 배가 불렀고 몸은 사람이고 머리는 황소인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되었다.

 미노스왕은 경악했으나 포세이돈의 징벌임을 깨닫고 백성들이 괴물을 보고 수군거릴까 두려워 다이달로스에게 迷宮(미궁) 라비린토스를 짓게 했다. 미노타우로스를 미궁에 가두고 아테네에서 제물로 바친 소년소녀를 잡아먹게 했다. 미궁은 교묘하기 짝이 없어 미노타우로스조차 빠져나올 수 없었다.

 미노스왕은 아테네를 정복한 뒤 9년마다 소년소녀 각 7명을 공물로 바치게 했다. 세 번째 공물을 바치는 시기가 되자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제물로 변장해 쉽게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고 미노스왕의 딸 아리아드네공주의 도움으로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리아드네공주는 실 타레를 준 뒤 솔솔 풀었다가 감으며 나오라고 알려줬다.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공주가 함께 도망치자 미노스왕은 격노했고 나무암소를 만들어 사단을 일으킨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를 함께 미궁에 가두었다. 다이달로스는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다. 그러나 천부적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발명을 했고 또 다른 재앙을 안겨주었다.

 미궁에서 탈출할 날개를 만들어 낸 것도 그랬다. 다이달로스는 깃털을 모아 날개를 만들어 아들 이카로스에게 달아주며 말했다. ‘너무 높거나 낮지 않게 날지 말고 하늘과 땅 사이의 중간으로만 날아라. 태양에 밀랍이 녹거나 깃털이 바닷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라.’

 부자는 크레타 섬을 탈출해 날갯짓을 하며 날아갔다. 처음의 두려움은 하늘을 나는 기쁨으로 바뀌었다. 젊은 이카로스는 기쁨에 아버지의 경고를 잊은 지 오래되었다. 이카로스는 높이 날고 싶은 욕망에 밀랍이 녹는 즐 모르고 날아올랐고 오래지 않아 이카로스는 돌덩이처럼 추락했다. 


 다이달로스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에 골똘했지 그것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 무관심했다. How에만 관심 있었지 Why는 따지지 않아 그가 만든 것들은 종종 의도치 않은 위험을 부르기도 했다. 어쩌면 숨 가쁘게 치닫고 있는 이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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