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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즈 May 24. 2021

내일보다 일년 뒤가 예측하기 쉽다

사건보다 방향을 본다

예측이란 미리 헤아려 짐작함을 말한다.

우리는 십분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있다.

한 시간 뒤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오늘 밤과 내일 아침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 

일 년 뒤는 어떨까? 십 년 뒤는 어떨까?


현재와 멀어질수록 예측하기 어렵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실은 현재와 멀어질수록 예측하기가 더 쉽다.

(현존의 현재는 빼고...)     


우리가 예측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일정한 패턴의 유지를 기대했을 때 결과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예측이 백 퍼센트 맞지는 않다.

일기예보가 그렇듯 우리 삶도 예측이 빗나갈 때가 많다.

갑작스러운 사건이 일어나는 경험은 흔하다.

스스로 패턴의 유지를 포기해 버리는 경험도 흔하다.

가까이서 보면 패턴이라는 것은 없다.

약간 떨어져서 멀리서 봤을 때 

그제야 어떤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겪은 일들은 알게 모르게 

현재의 반복되는 습관이나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퍼즐 조각 맞춰지듯이

어린 시절 그 사건들은 방향성을 만들어냈고,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와 있다.     


나의 경우, 유년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엄마는 반달가면이나 후레쉬맨 같은 비디오테이프를 틀어주고

근처에 일하러 나갔다.

당시 아빠라는 단어는 알지 못했다.

어린 나는 TV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지만

누군가 말을 걸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방안 가득했다.


그 아이는 커서 나이 많은 선배들을 좋아했는데

그 선배들은 아이에게 질문을 많이 던졌다.

죽음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당시에는 몰랐다. 

새벽까지 술 먹고 이야기 나누는 게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당시 내가 좋아했던 것은

술이 아니었다. 

누군가 옆에서 질문을 던져주는 것.

그 자체가 좋았던 거다.


지금 써니즈 유튜브 채널도 마찬가지다.

<써니즈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며 질문해주는 게 좋다.

이 일련의 사건들이 연결되어 있다.     

하나씩 각각 들여다보면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들을 연결하고 있는 최초의 원인이 있고

원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패턴은 지속된다.


여기서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질문 많은 선배를 좋아하고,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질문을 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렸을 때 말을 시켜 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각각의 파편들은 같은 힘에 의해 발생한 현상에 지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패턴을 발생시키는 힘이 

삶 전체와 연결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 힘이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거다.     


돋보기를 들고 보면서 

한 지점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망원경을 들고, 전체를 관망하듯 볼 때

상하로 움직이는 불규칙한 그래프는 선이 된다.

추세가 된다.     


누구의 삶이든 상승이나 하락이라는 위아래는 없다.

단지 360도 다른 방향이 있을 뿐이다.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추세를 그어보면

대략적인 방향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현재보다 먼 곳을 예측할 수 있고,

큰 흐름은 급하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내일의 어떤 사건을 예측하는 것보다

더 먼 내일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예측이 쉽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가장 쉬운 예가 주식이다.

주식을 단타로 하면, 하루하루 주가 변동 폭만큼 

내 마음도 변동한다.

큰 흐름을 읽고, 작은 흐름에 편승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느낌을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한다.

단타나 스캘핑을 해 본 사람은 안다.

굉장히 에너지 소비가 심하다.

하지만 조금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큰 흐름을 타고는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에너지 소비가 적다.

남은 에너지는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확인하는데 쓴다.     


주식뿐만이 아니다.

무언가 배우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다.

영어를 배울 때 긴 안목으로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3일 반짝 영단어만 외우다가 끝나는 것보다 

영어공부에 있어서 더 확실하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기획과 장비 발을 내세워 시작하고는

조회수 따라 콘셉트를 계속 바꾸며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특정 키워드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이 유리하다.     


하루하루 돋보기를 들여다보며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러다 보면 지칠 때가 온다.

방향성에 대한 회의와 의심이 찾아온다.

그럴 때, 멀찍이 떨어져서 패턴을 봐야 한다.

그러면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이 길은 반드시 그곳에 닿게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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