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노트 07|경계에 선 사람들

회색지대의 인간미

by 이서하

완전함보다 인간적인 건 경계에 서 있는 불안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경계 위에서,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완전함은 언제나 경계 위에서 흔들린다.

우리는 늘 두 세계 사이에 서 있다.

성공한 직장인이 되려다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하고,
좋은 아빠가 되려다 커리어가 멈춘다.
관리자의 관점으로 보면 실무의 감각이 멀어지고,
실무의 언어를 유지하면 관리의 권위가 약해진다.

가정에서는 좋은 남편이 되려다 좋은 아들이 되지 못하고,
일터에서는 윤리적이지만 실속이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 반대편에는 더 큰돈을 벌지만
양심의 잔고가 점점 줄어드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늘 한쪽을 택하라 말한다.
균형은 욕심이라 하고,
경계에 머무는 건 미숙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경계 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깊은 인간미를 느낀다.
그들은 두 세계를 모두 이해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선은 냉정하고,
완전한 악은 단순하다.
진짜 인간은 그 사이의 회색지대에서 태어난다.


경계에 선다는 건, 모순을 감당한다는 뜻이다.
그 모순이야말로 성장의 흔적이며,
우리가 여전히 사람으로 남아 있다는 증거다.


작가 코멘트

이 글은 결국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나는 완전함을 사랑하지만,

그 완전함이 나를 얼마나 괴롭혀왔는지도 안다.


강박과 결벽, 그리고 집착으로 세상을 정리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문득, 모든 기준이 흔들리는 경계 위에 서보니

그 불안이야말로 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감정임을 알게 되었다.


‘경계에 선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가 아니다.

오히려 완벽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다.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고,

불완전하되 진실하게 서 있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생각노트

#이서하

#경계에선사람들

#회색지대의인간미

#양면의삶

#모순과성장

#철학적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