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직을 알려준다는 그 놈한테 당한 디지털호구..
유튜브에 블로그 글쓰기로 수익구조를 만든다는 영상이 즐비하다. 옛날엔 스마트스토어가 유행이었는데 이제는 티스토리의 정책이 바뀌면서 워드프레스로 블로그가 만드는게 유행인가보다. 나도 하루 한시간 글쓰기로 월 100만원을 번다는 그들의 이야기의 엄청나게 몰입하여 보았다. 그들은 소위 말해 인터넷으로 돈을 버는 디지털 노마드였다. 나도 한 때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호기롭게 유튜브를 시작했던 적이 있었는데...
영화 현장의 일이 많이 떨어진 요즘 부업에 대한 관심사가 부쩍이나 늘 수 밖에 없었던지라 그들의 무료강의 영상을 보고는 당장 따라하며 시작했다. 시작이 너무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 흡족했다. 난생 처음으로 호스팅이란걸 해보고 도메인을 사봤다. 영화 리뷰를 하며 운영할 생각으로 allofreview.com 이라는 첫 도메인이 생겼다. 리뷰의 모든것 , 올옵리 뭔가 깔끔하고 느낌이 좋았다.
로직을 알려준다는 그 남자의 유튜브를 보면서 나도 이제 파이프라인이 생기는 것인가하며 마음이 들떴다. 영화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모든 프리랜서 직업들이 그렇듯 일을 본의아니게 쉬게 될때의 불안감을 안고 산다. 특히나 직업자체가 하루에 12시간에서 15시간씩 집중해서 온갖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다보니 그렇게 열정을 쏟는 삶을 지속하다가 갑자기 일을 쉬게되면 뭔가 마음 한공간의 텅 빈 자리가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유튜브를 하거나 블로그 글쓰기의 도전하는 디지털노마드를 향한 도전과 일련의 행위들은 나의 공허함을 메꾸기 위한 노력들이기도 했다. 일단 행동력 하나로 저질러 놓았지만 막상 강의 영상을 다 보고 나니 아직 올라오지 않은 강의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여러가지 영상들을 더 살펴보고 다른 사람의 무료강의도 살펴보고 웹디자인쪽에서 일하는 동생에게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물어봤다.
근데 이게 막상 왠걸.. 너무 비싼 돈을 주고 호스팅을 하고있는것 아니냐는 말이 동생에게 돌아왔다.
이거 호스팅하는데 카페24에서 하면 막상 월에 500원이면 하는데.. 그걸 월에 6만원씩 주고 한다고?
뭔가 잘못됨을 인지했다... 그리고 그들이 추천하는 호스팅사이트에 대해서도 더 심사숙고하며 들여다봤다. 당했다.. 나는 주식을 할 때 처럼 누군가의 말을 듣고 매수를 하고 나서 가격이 떨어진 후에야 그 주식에 대해 꼼꼼히 찾아보는 내모습이 떠올랐다.
알고보니 그들이 말하는 블로그 글쓰기 하루 한시간이면 월 100만원 글쓰기는 표면적인 미끼일 뿐이었다. 그들의 주 수입원은 나에게 호스팅을 하게 함으로서 그들이 가져가는 커미션이었다. 그래서 나는 월에 6만원가까이를 호스팅서버에 지불해야됬던 것들이었다.
물론 그들의 말의 의하면 수익이 날 수는 있으나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니 월 1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건 쉬운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돈이 쉽게 벌릴리가 있나... 갑자기 저 캐치프레이즈에 속은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그들의 수익은 나에게 이런 방법을 알려주는 척 하고는 결국 그들의 말을 따라한 나 자신이 수입원이었다. 안정되지 않은 노동시장에 불안에 떠는 나에게 이런 빨대를 꽂다니 너무 괘씸해서 용서할 수가 없었다.
블로그에 이들의 실체를 밝히는 글을 쓰고 내가 쓴 돈을 환불받는 포스팅을 올렸다. 호스팅사이트가 외국 사이트라 환불받는과정이 쉽지 않았고 어디에도 환불과정이 상세히 나온게 없어서 내가 그 역할을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블로그에 글을 끄적여도 하루 10명도 채 안되는 인원이 방문하는 내 블로그가 하루에 100명 200명 300명이 들어오는 날도 있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영화 리뷰를 정성스럽게도 써보고 대학생때 리포트로 올렸던것도 써보고 챗gpt를 이용해도 써보고 했었는데.. 이런 분노의 글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뷰수를 얻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이런걸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는것인가 하기도 했다.
일단 이것만으로도 조금의 분풀이가 되었다. 그러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내 꿈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