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키아 작품 앞에 서면 먼저 왕관이 보인다. 평범하고 불안해 보이는 얼굴 위에 올려진 커다란 왕관. 잘 그린 초상도, 멋진 영웅도 아니다.
바스키아는 말한다. "겉모습이나 출신 때문에 작게 보였던 사람들도 존중받아야 할 존재다." 이 왕관은 권력이 아니라 선언이다. 세상이 인정해주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씌우는 자존심의 상징이다.
그런데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하단에 악어가 있다.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덮치는, 위험한 존재. 바스키아에게 악어는 사람을 삼키는 현실이자 폭력적인 사회다. 중요한 건 위치다. 왕관을 쓴 인간의 바로 아래에 악어가 있다는 점.
"존엄을 주장해도 세상은 여전히 위험하다"는 뜻이다. 인정받고 성공해도, 세상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것.
그의 작품은 길거리의 흑인 래퍼 같다. 거칠고 투박하다. 꾸밈없고 가식 없는 투박함 속에 강렬함이 느껴진다.
두 개의 왕관, 그가 꿈꿨던 세상이 무엇이었는진 모르지만 상처가 많아 보인다. 세상을 향한 외침, 반항아의 느낌.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어쩌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하나의 단서를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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