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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쁘고 슬기롭게 Apr 04. 2021

친해질래야친해질 수 없는

장점과 단점

쟤랑 나랑은 상극이야. 친해질 수가 없어


서로 정반대에 있어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을 두고 우리는 ‘상극’이라 한다. "두 사물이나 사람 사이가 서로 상충하여 맞서거나 해를 끼쳐 어울리지 아니함"이라는 N 지식백과에 나와있는 상극의 사전적 의미만 보아도, 물과 불같이 정반대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얼마나 맞지 않는 두 쌍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 수 있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다. 유전적으로 부여받은 선천적인 성격도 있을 테고, 성장과정에서 외부환경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부여받은 후천적 성격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한 사람의 성격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견고해지고, 나와 잘 맞는 사람 그리고 잘 맞지 않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어렸을 땐 사람에 대한 편견 없이 서로 대화를 하고 놀다 보면 자연스레 친해지곤 했다. 하지만 서른이 된 지금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지레 겁부터 먹게 된다. '아 이 사람 나랑 잘 안 맞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나도 모르게 벽을 세우게 되고 그 이상 가까워지기 힘들다. 그래서 나이가 들 수록 잘 맞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며, 그들만 주변에 남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좁아진다고 하는 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 사람의 personality안에서도 서로 친해질 수 없는 두 가지 성질이 있다. 바로 '장점과 단점'이다. 대부분의 장점과 단점은 서로 등을 지는 형태로 존재한다. 섬세함이 장점인 사람은 예민할 수밖에 없고, 털털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둔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털털함이 마음에 들어 호감을 가지게 된 사람에게 섬세하지 못하고 둔하다고 실망을 하는 내 모습을 이따금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면이 내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장점이 있으면, 그 장점의 반대편에 있는 단점도 분명 있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왜 실망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것 일까?


그래서 요즘 두 가지 연습을 하고 있다.


첫 째, 한 사람의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아 이 사람은 ~이러한 단점이 있으니 반면에 ~이런 장점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해보는 연습이다. 누군가에 대해 제대로 알기 이전에 단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 사람에게는 호감을 가지기 힘들다. 확연하게 보이는 단점으로 인해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좋은 인연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어렵지만 누군가의 단점 이면의 장점을 생각하며 편견 없이 대해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둘째, 나 스스로의 단점을 고치려고만 하지 않고, 단점 그 반대의 장점을 더욱 부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연습이다. 면접에서 항상 나오는 단골 질문 "본인의 장점과 단점이 뭐예요?" 덕분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겸손한 자세로, 장점을 내세우기보단 단점을 되뇌이며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그 단점이 존재하기에 나의 장점도 존재하는 것이다. 못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나 스스로를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잘난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그 부분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나에겐 너그럽고 남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 말 것. 

나의 단점을 미워하지 말고 장점을 바라봐주며 더 사랑할 것. 


이렇게 또 한 층 더 성숙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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