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표현이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너무 덥다고 이야기했던 게 얼마 지나지 않은 거 같은데 어느새 많이 쌀쌀해진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더위를 힘들어해서 그런지 지금의 계절을 좋아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벌써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은 유독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집을 나서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오늘은 몇 가지 해결(?) 해야 할 일이 있어 마음이 바빴지만 그럼에도 그런 기분을 내려놓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날씨였다.
생각해 보면 1년 중 날씨가 좋다고 할 수 있는 날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너무 덥거나 혹은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고생을 한다. 또 비가 너무 안 와서 문제가 될 때도 있고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계절과 날씨가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특별하고 하이라이트 같은 매일매일을 원하지만 사실 인생에서 그런 날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매일 그런 삶을 산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 부럽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은 그렇게 하이라이트를 모아 놓은 것 같지는 않을 거다. 365일이 생일이고 크리스마스 같을 수는 없다. 때로는 생일과 크리스마스도 어떤 이유로 망쳐버리기도 한다.
반짝반짝 하이라이트 같은 순간보다는 장마철 날씨처럼 지루하고 따분하게 반복되는 날들이 더 많을 것이다. 때로는 한겨울 추위보다 더 냉정한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인생을 살아가고 살아낸다. 왜냐하면 그런 모든 하루하루가 모여 내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 역시 마냥 긍정적이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지루하고 따분하게 반복되는 날들, 냉정한 현실에 불만을 쏟아 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그게 삶이라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라는 게 아닐까?
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