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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자까 Jul 26. 2019

다 같이 모여서 책을 읽는 이유

제 5회 빡독 후기

머리는 책을 읽어야 된다는 걸 알지만, 나약한 의지로 매번 독서에 실패한다면?


책을 읽긴 읽는데 10분 책 읽고 50분 스마트폰 만지면서 책 한 권 읽는데 1달이 걸린다면?


독서 뿐만 아니라 삶에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이러한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행사가 있다. 바로 대교가 후원하고 체인지그라운드가 주최하는 “빡독”이다.





벌써 5회나 개최한 빡독행사는 전국민 문해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무료행사’이다. 예전부터 꼭 한 번 참여해보고 싶었던 빡독행사였는데,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어서 지난 토요일에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5회 빡독은 크게 네 가지의 활동으로 구분된다.
1. 강연
2. 독서
3. 스피치
4. Q&A

이번 빡독은 고작가님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운에 관한 내용,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의 강연이었는데 행사 입장에 늦는 바람에 강연을 듣지 못했다. 아산에서 출발했더니 30분 정도 늦어버렸다. 행사장인 대교건물은 전철역에서 거리가 조금 있으니 혹시 참석예정이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짧은 강연이 끝나면 빡세게 독서하는 빡독의 시간이 찾아온다. 이 때는 정말 숨쉬는 소리랑 책장 넘기는 소리밖에 안 들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하기 위해 먼 곳에서 모이는 것조차 이상한데, 이 사람들이 모여서 책만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만한 광경도 없는 것 같다.

오전에 한시간 반 정도의 빡독 시간을 거치면 점심시간이다. 점심으로는 두툼한 참치김밥을 먹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이기도 하다. 김밥이 두툼했긴 하지만 김밥 한 줄로는 식사가 조금 부족하다. 그래도 공짜로 먹는거니까 양이 모자란다면 주변에서 더 사먹거나 배식이 끝났는데 김밥이 남았다면 체인지 그라운드 직원한테 더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점심시간에는 신박사님과 고작가님의 싸인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책에 싸인도 받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오후 1시가 되면 빡독 참여자들의 스피치(발표)를 시작한다.

발표자 중 한 분은 외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입사 후 목표를 잃어 버리셨다고 한다. 남들이 정해준 목표, “대학만 가면 성공할거야”, “대기업만 들어가면 성공할거야.” 이런 말을 듣고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막상 성공한 것 같지 않고 행복한 것 같지 않다. 참 많이 공감됐다. (저는 평범한 고등학교 평범한 대학을 나왔습니다ㅎㅎ;;)

어떤 분은 스무살때 영업을 시작했다. 마흔이 되면 멋진 사람이 되어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어서도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중간에 자기계발 강사라는 꿈을 가지셨고, 뒤늦게라도 꾸준히 노력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재치있게 말씀을 참 잘하셔서 듣는 내내 웃었다. 꼭 꿈을 이루셨으면!

세번째 분은 과거일기와 미래일기를 쓰신다고 하셨다. 오늘을 돌아보는 일기는 무조건 매일 쓰고 미래일기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이다!’라며 방향을 잃지 않게 노력하셨다.

스피치 이후에는 다시 빡독의 시간이다. 중간에 약속이 있었고, 아산에 있는 기숙사로 다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있어서 빡독의 끝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분위기, 즉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 날 야간근무를 끝내고 빡독 행사로 왔는데,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오후 빡독 때 잠을 못자서 정신이 너무 몽롱해서 누워서 잠시 잤는데 30분만에 깨버렸다. 그리고 밖에서 잠시 스마트폰을 만지다가도 행사장에 다른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다시 핸드폰을 꺼낼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결과적으로 이 날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200페이지를 넘게 읽었다.

빡독의 분위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 다른 생각이 들 때면 속으로 계속 나에게 말했다. ‘잠도 제대로 못 잤으니 인지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해. 최대한 집중해서 최대한 많이 읽자. 중간에 딴 짓을 하면 인지자원을 엄청 낭비하게 되니까.’




좋은 컨디션으로 빡독에 참여했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독서에 대한 인상깊은 경험도 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스피치를 들으면서 동기부여도 되었다. 한 번 쯤은 꼭 해보면 좋을 경험이다. 제 6회 빡독도 다음달에 열린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여기​를 클릭하시면 된다. 신청할 때 꿀팁이 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을 조용히 달아주시면 알려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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