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우소

아파트 경비원은 무슨 일을 할까?

시사 적격 시청 후기

by 도연아빠

내가 아파트에 거주한 지 5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아파트의 경비원 업무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일을 겪기 전까지 말이다.


새벽 3시, 잠들어 있는 나를 아내가 흔들었다.

"여보!!!"

"왜 그래?"

"앞 집 아이가 울면서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뭐?"

나는 거실 월패드로 현관문 밖을 살폈다.

앞 집 아이가 울면서 우리 집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멘붕이었다.

고민하다가 현관문을 열어 아이를 집안에 들였다.

아내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수기에서 물 한잔을 따라 건넸다.


"너 앞집 살지? 부모님은 어디 계신 거야?"

"몰라요. 자다가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어요."

"엄마 전화번호 기억하니?"

"네."

"여보, 당신이 전화 걸어봐요."

아내는 3번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때 경비실로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패드로 경비실에 전화를 걸어 이 상황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냐고 문의했다.

경비원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고 경찰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결국 경찰서에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고 아이를 경찰관이 오기 전까지 보호했었다.

상황이 종료되자 경비원분들에게 화가 났다.

"말 그대로 경비원인데 이럴 때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어떤 일을 하는 거지? "


오늘 시사 적격에 경비원을 상대로 한 일부 입주민들의 갑질을 고발하는 내용이 방송되었다.

내 경험도 그렇고 아파트 경비원의 정확한 업무 범위를 아는 입주민들이 몇이나 될까?

뿐만 아니라 경비원과 관리소장 역시 업무범위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비원 일자리는 적지만 경비원을 희망하는 노인들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구조적인 갑질을 당하는 체계인 것이다.


아파트마다 경비원의 업무범위를 확정해서 입주민들에게 안내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월패드를 누르고 경비실을 클릭하면 직접 연결되기 전에 경비원이 처리하는 업무 유형을 표시되게 하는 것 말이다.

이렇게 된다면 경비원 및 입주민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적어질 것 같다.


끝으로 24시간 교대 근무 사업장에는 휴식공간(식사 및 취침)을 반드시 갖추도록 하는 입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0이 넘은 할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또는 석면이 가득한 지하창고에서 식사를 하시고 취침을 하시는 것을 보니

개똥밭에 구르는 이승이 정말 저승보다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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