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의 세계
기관마다 다르지만 내가 속한 부처는
2월에 평가를 하고 3월에 성과급을 지급한다.
민간 기업에 비교하면 적은 성과급이지만
S A B C 구분 중에 C를 받은 직원들의 정신적 충격은 매우 크다.
얼마 전 민간기업의 성과급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MZ세대에 속하는 직원들로부터 성과평가에 대한
이의제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하고 공직사회도 곧 마주할 미래라고 생각했다.
현재 공직사회의 성과평가는 연공서열과 상사와의 관계 중심이다.
연공서열 평가는 이렇다.
7년 차 직원과 5년 차 직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5년 차 직원은 많은 일을 해도 낮은 평가를 받는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는 5년 차 직원이 국정과제를 성공시켰다거나
7년 차 직원이 음주운전 등 사유로 징계를 받은 것에 한정된다.
상사와의 관계는 이렇다.
상사와 친해야 한다.
업무로 승부하는 상사는 업무로
업무 외의 신변잡기(술, 운동 등 취미)만 좋아하는 상사는
신변잡기로 친해야 한다.
관심 없는 신변잡기를 배워서 억지로 상사와 친해져야 하는 것만큼 고통도 없다.
그에 대한 보상일까?
신변잡기에 능하면 A 정도 평가는 받는다.
한 때는 이런 공직사회 풍토에 분노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분노는 사라졌다.
역사를 보면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위인들에게 제공한 적이 매우 드물다.
역사적 인물 중에 사망 연도를 모르는 경우(의문사?)가 많고
임진왜란을 보면 성과 대비 알려지지 못한 장군들도 많다.
(내 생각에 중국 진나라 시황제가 가장 공정한 성과평가를 시행한 군주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MZ세대가 사회 다수가 되면
성과평가에 대한 조직 내 논쟁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크게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
역사에서 얻은 교훈 때문이다.
작은 희망이라면
조직 내 어려운 업무를 선정하고
그 업무를 달성한 직원에게 정당한 보상이 제공되는 것이다.
어려운 업무에는 도망(전보인사 또는 휴직)만 다니거나
임시방편으로 업무를 처리한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해도 속상하지 않게 말이다.
'회사에 어려운 일이 어디 있어?
누구든 맡으면 다 하게 되어있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