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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아빠 Mar 20. 2022

로베스피에르를 위한 변론

공포정치의 목적

​난 프랑스혁명의 3대 이념을

자유, 평등, 박애로 배운 세대이다.

이 중, 박애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잘못 해석된 개념이다.


'Fraternité'는 넓은 사랑과 자비를 이르는 게 아니라,

동지간의 협력, 계급 간 갈등을 초월한 연합을 뜻한다.

쉽게 말해서 시민계급이 하나로 뭉치는 것을

방해하는 것에서 벗어나 결집해서 구조적 모순을 타파하는 이데올로기로,

연대 또는 우애로 번역하는 것이 올바르다.

프랑스혁명에서 피 터지게 싸우던 시민들은

이 'Fraternité'에 따라 결집하고

이에 반하는 왕정 세력을 숙청했던 것이다.

(출처: 나무위키)


저 높은 하늘 위의 신으로부터

이 땅의 모든 존재에 대한 지배와 소유를 위임받았다는 

왕과

이를 뒷받침했던 사제 등 종교인들에 대항하여

시민(부자+서민)등이 연대한 것이다.


왕이 사라진 공화정 세상에서

로베스피에르는 새로운 계급을 목격했을 것이다.

재산의 유무로 구분되는 새로운 신분계층 말이다.

로베스피에르가 당통과 나눈 대화 중에

공화국 내 80% 시민을 보호하는 이는

자신 뿐이라는 말이 있다.

매점매석을 통한 폭리, 높은 이자 등

시민 사회의 연대를 해치는 20%에

속한 자들을 단두대로 보낸 것이다.

https://youtu.be/lE8pKQ48JQ4



"음모에 가담한 자들(매점매석 또는 불평등한 계약으로

시민들을 노예로 만들려는 자들)은

만일 자신들이 성공한다면 극단적인 관용에 의해

현재의 상황과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잠시 혁명의 고삐를 늦춰보십시오.

바로 그때 여러분은 군사독재가 혁명을 탈취하고

각 당파들의 지도자가 국민의 타락한 국회를

전복시키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위 글은 테르미도르 반동으로

로베스피에르가 실각되기 며칠 전에

행한 연설문 중 일부이다.

단두대에서 그 많은 사람들을 처형했음에도

로베스피에르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다.

그 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며

혁명의 결과로 소규모 토지를 갖게 된

동지들도 연대에서 멀어짐을 느끼고 있던 것 같다.


그가 처형되고 얼마 후 그를 배신한

같은 당의 동지들도 자산가들에게 처형되며

자산가들과 연합한 나폴레옹 군부는 1기 공화정을 끝낸다.

이후 프랑스는 물론이고 어떤 공화정 국가에서도

로베스피에르처럼 공화정의 기반인 연대를 위해

인간의 본성과 싸운 정치인은 나오지 않았다.


자신이 문을 연 공화정의 시대에서

가진 자,

가지고 싶은 자,

무관심한 자들에게

버림받은 로베스피에르...

체포당한 순간에 턱에 총을 맞아

단두대에서 어떤 말도 남기지 못했다고 한다.

(턱에 총을 쏜 이가 로베스피에르 자신이라는 설도 있다.)

진정 스스로 자신의 턱에 총을 쏜 것이라면

돈에 의해 지배될 세상보다는

신에 의해 지배되던 구체제가 더 낫다는 후회였을까?


프랑스 혁명 후 1 공화국의 흥망사를 공부하면 할수록

로베스피에르의 업적과 고뇌가 무겁게 느껴진다.

또한 연대를 위해 싸워온 사람들의 희생으로

공화국은 유지된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지금도 약자와 연대하자는 사람보다

부자 되게 해 주겠다는 사람이 선거에서 선택받고

그 결과, 사회 혼란이 현실화되면

연대를 주장했던 이들의 희생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니 말이다.


공화제...

로베스피에르가 만든 슬픈 플랫폼이 아닐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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