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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아빠 Oct 23. 2022

빵집은 아름다워야 한다.

빵 속에 슈크림보다 달콤한 추억이 있기에...

어린이들은 단맛 나는 간식을 좋아한다.

그런 이유로 소아과 병원 근처에는 빵집이 많다.

나도 어릴 적 주사를 맞은 대가로

어머니께 슈크림이 가득 찬 빵과 주스를 받은 추억이 있다.


금요일 저녁, 아들은 내게 이런 부탁을 했다.

'아빠, 붕어빵 만들어서 파는데 기억하지?

 거기 다시 붕어빵 만드는 거 봤어.

 저녁에 운동하고 오다가 사주면 안 돼?'

 '그래? 어떻게 사 올까?'

 '슈크림 3개, 단팥 3개!'

 'OK!'

 

 저녁 운동을 마치고 붕어빵 가게 앞에서 좌절했다.

 붕어빵 판매 마감이 저녁 9시 까지였다.

 '아... 30분만 일찍 올걸...'

  가게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 왼쪽으로 도니

  파리바게트가 보였다.

  붕어빵 대신에 단팥빵과 슈크림빵이라도

  사서 갈 생각으로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 안에서 빵을 바라보다 갑자기 위치 정보를 자각 했다.

  '지금 내가 있는 빵집... 파리바게트...'

  순간 발가락 끝부터 머리카락 끝까지 공포감이 엄습했다.

  '이 빵을 아들에게 먹일 순 없다.'

  

빈 손으로 걸어가며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빵을 건네며 맛있게 먹고 빨리 건강해지라며

말을 걸어주시던 빵집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의 따뜻한 미소 말이다.


빵집에서 공포감을 느낄 줄이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중대재해 처벌법이 제 기능을 다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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