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응 정책의 대상은?
대가족에서 전업주부까지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긴 부모들은 알 것이다.
등하교 때가 아닌 시간에 울리는 키즈노트
앱 알림은 어떤 공포영화보다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7월 12일 금요일,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에 울린 키즈노트 알림은
마치 내 심장이 얼음물속에 담기는 기분이었다.
둘째 아이는 바이러스성 폐렴에 걸려
7월 5일부터 8일까지 병원에 입원했고
아내가 회사에 휴가를 내고 9~10일 집에서 아이를 돌봤기 때문이다.
11~12일은 우리 부부 모두 휴가를 낼 수 없는 회사 사정이 있었다.
‘아버님, 어머님, 아이가 열이 높아서 해열제를 먹이고 잠들게 했습니다.
1시간 후 체온 측정하고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처음 입원 한 날
병원에서 10개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은
학대와 같다는 말을 의사에게 듣고
우리 부부는 잠을 들지 못했다.
의사말대로 36개월 이후에 어린이집을
보내지 못하고 7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우리가
부모 자격이 있나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아이의 체온은 정상범위로 돌아왔고
우리는 1시간 조퇴를 하고 아이와 함께
다시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는 다시 입원을 권했다.
하지만 링거 주사를 맞기 전에
자지러지는 아들을 보고
가능하면 집에서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날 저녁, 큰 문제없이 아이는 잠자리에 들었다.
‘(아내) 여보!’
‘응?’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말에
고열이 나는가 싶어 바로 일어났다.
‘(아내) 왜 저출산이 지속되는지 알 것 같아.’
‘잠결에 뭔 소리야! 체온은 어때?’
‘(아내) 체온은 괜찮아.’
‘놀랐네. 아이구...
피곤할 텐데 당신도 어서 자요.’
‘(아내) 오늘 회사에서 1시간 조퇴를 올리면서
저출산 대책의 정책대상이 누군지 알게 되었어.’
‘누군대?’
‘(아내) 전업주부’
오늘 1시간 조퇴 올린다고 하니까
다들 휴직을 생각해 봐라
부모님 등 돌봄을 부탁할만한 지인은 없느냐
이런 말들만 하더라구...
우리처럼 맞벌이에 육아 전담부부에게는 도움 되는 것이 없어.
우리 같은 부부가 세상에 더 많을 것 같은데 말이야.’
아내 말에 호응하게 되면 더 기운 빠질 것 같았다.
‘그래도 우리 사회가 많이 발전했네.
내가 입사할 때만 해도 저출산 대책은 없었는데
전업주부가 혼자 육아를 할 수 있다면
많이 발전한 거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나라에 돈이 없다고 난리잖아.’
‘(아내) 정말? 정말 돈이 없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