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여행가기 힘들어?

여행지 정하기

by 슈오

여행지 정하기


갑작스레 정해진 여행일정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밀려놓았던 숙제를 해결한 것 같은 시원함도 있었다.


'문제는 어디를 갈 것이냐' 였다.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고 해도, 고려해야할 것은 많은데 하물며 부모님이라니! 부모님은 외국나가는 것만 해도 좋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더 좋은 곳, 더 많은 곳을 보여드리고 싶어하는 자식된 마음은 달랐다. 더구나 부모님은 제대로 여행을 해본 적도 없으셨기에 평소 즐기는 여행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비행기는 제주도를 오가는 비행기만 타보셨기에 어느 정도의 비행시간이 괜찮은 지도 파악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비행기 멀미까지 있었다. 그러다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작년 겨울 친구와 갔던 대만에서 지우펀에서 보던 야경이.



나에게 대만은,


부모님과 여행 이전에 대만 여행은 내 인생의 숙제였고, 좋았던 여행지 중 하나였다. 대만을 처음 가자고 마음 먹게 된 건 중고등학교 시절 봤던 Tv 드라마 '온에어' 때문이었다. 여자주인공이 훌쩍 떠난 대만여행에 남자주인공이 찾아오는데, 배경이 된 곳의 경치가 너무 예뻐 한눈에 반해버렸다.


처음 친구와 대만 여행을 했을 땐 짧은 일정 탓에 그 지역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소문난 지우펀을 다녀왔다. 화려한 홍등이 너무 예뻐서 무작정 엄마한테 영상통화를 했었는데 때를 잘못 맞춘 탓에 엄마와 통화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꼭 한 번 모시고 와서 꼭 보여드려야지.' 라고 했던 생각이 났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지우펀'



“대만을 가볼까?”



지우펀을 떠올리고 나서는 부모님의 첫 여행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같은 아시아권 문화에, 부모님이 익숙한 홍콩과 일본을 섞어 놓은 분위기, 저렴한 물가, 길지도 짧지도 않은 비행시간. 대만은 해외가 처음인 부모님에게 딱 좋은 여행지였다.

'보피랴오 역사거리' 청나라 시대의 건물들이 있는 곳이다.

지우펀을 떠올리고 나서는 부모님의 첫 여행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같은 아시아권 문화에, 부모님이 익숙한 홍콩과 일본을 섞어 놓은 분위기, 저렴한 물가, 길지도 짧지도 않은 비행시간. 대만은 해외가 처음인 부모님에게 딱 좋은 여행지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이곳이 좋다고 추진할 수는 없었다. 이미 한 차례 내 돈을 쓰고 싸우고 왔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경험이란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 물론 부모님과 동생은 많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두 분의 의사는 중요했다. 나는 친구와 다녀왔던 여행사진과 자료들을 모아 부모님께 보여드렸다.


“이곳은 엄마, 아빠가 익숙한 80년대 홍콩스타일과 일본 스타일이 합쳐진 곳이야.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우리의 첫 여행과 어울리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