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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Apr 03. 2018

전시 참가 마케팅은 왜 필요한가?

전시 저널 2018 1-2월호 <EXHIBITOR SECTION> 기고문

우리는 이미 이루어진 것들을 하기 위해 이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전시회의 성과는 전시 주최자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약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수백 개의 전시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전시회 마케팅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껏 수많은 기업의 마케터들을 만나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전시회를 참여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에 한번 놀랐다. 그리고 전시산업이 10여 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실제 전시회를 참여하는 기업들은 전시 마케팅에 대해 너무도 아는 바가 없고 또 그것을 제대로 알려주는 주최자가 없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기업 입장에서, 그것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전시회 참가를 위한 시간과 비용 투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전시 참가업체의 담당자 입장에서도 전시회 준비는 많은 노력을 요하는 고된 작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전시회 준비라고 하면 그저 부스 임차를 하고 부스 디스플레이를 위한 고민과 전시품에 대한 준비가 거의 전부이다. 실제 바이어를 위한 사전 마케팅과 그것에 필요한 예산이 얼마가 필요하냐고 물었을 때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금액을 이야기해주는 기업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전시회는 왜 참가하는가? 이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다면 지금부터 시작되는 전시저널의 참가업체 섹션을 잘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전시회라는 것이 그저 부스 설치하고 3-4일 머물다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두어야 한다. 전시회는 치열하게 바이어를 초대하고 관심을 불러일으켜 전시 현장에서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명이다. 필립 코틀러는 그의 책 ‘마켓 4.0’에서 초 연결 시대의 소비자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구매 후의 피드백, 즉 제품의 변호인이 되거나 또는 안티 세력이 되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하였다. 과거에는 구매가 일어나면 그것으로 바이어도 셀러도 끝이었지만 지금은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구매 후의 평가가 공유되고 확산된다.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전시회는 절대로 계약만을 목적으로 참가하지 않는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의 홍보, 벤더나 유통망 등의 파트너십 구축, 브랜드 인지도 제고, 현재 고객 관리 등 저마다의 목적에 따라 참가하는 방식도 다 다르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의 참가 목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나면 그에 따른 전시 마케팅의 방법도 모두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전시회는 바이어와 최종 계약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보다는 오히려 바이어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바이어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기업만이 계약과 거래 성사라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이렇듯 참가 목적에 따라 전시 마케팅 방법이 달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시 참가기업들이 목적에 따른 전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거의 모든 기업이 사전 마케팅 활동 없이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오로지 기업들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그간 전시 주최자들은 오로지 부스 영업에만 급급할 뿐 참가기업들의 참가 목적 달성을 위한 전시 마케팅 교육이나 브랜드 마케팅의 기회는 제공하지 않았다. 전시 주최자가 기업들의 참가 성과를 책임져 주지 않으면서도 그저 전시회에 나오면 모든 기업이 바이어를 만나 거래가 일어날 것처럼 이야기한 것은 아닌가?      


이제 참가업체의 전시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전시저널의 참가업체 섹션은 바로 이러한 질문과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전시회의 화두는 전시 주최자에서 참가기업으로 넘어와야 한다. 주최자는 참가기업들의 성과를 향상할 수 있는 전시판을 만들어야 하고, 기업들은 그 판을 120%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저 부스 안에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전시회 전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져야만 전시회 마케팅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전시회는 그저 부스 공간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전시회, 콘퍼런스, 이벤트, 비즈니스 투어 등 다양한 형태의 행사로 이루어진 종합 마케팅의 장이다. 이 판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 어떤 마케팅 활동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전시회는 고객들에게 극도의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 마케팅의 꽃이기 때문이다.      

전시저널의 참가업체 섹션은 앞으로 전시회의 바이어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관점의 글들을 연재할 것이다. 부스 디자인이나 장치뿐 아니라, 바이어의 분류와 탐색방법, 초대하는 방법과 미디어 활용, 현장 운영과 사후 성과 관리까지 전시회의 사전-현장-사후 과정 전부를 다룰 것이다.      


중소기업에게 전시 마케팅은 브랜드를 살리는 길이다     


끝으로 전시회를 참가하는 기업들은 이제 전시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관점에서 전시회에 대한 고민을 해주기를 바란다. 전시 참가는 바이어에게 참가기업의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과정이다. 전시회의 부스와 스태프들의 활동, 미팅, 연설 등 모든 기업 활동은 결국 바이어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그 브랜드 마케팅 활동의 모든 것이 전시 마케팅에 녹아 있다. 전시회를 한자어로 展示會, 영어로 trade show라고 쓰는 이유도 결국은 기업의 모든 것을 펼쳐놓고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드러내고 보여주는 것 자체가 전시 마케팅의 기본이요 바이어에게 인식되는 과정이다. 그래서 참가업체의 마케팅 활동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본 지면을 통해서 중소기업들이 전시 플랫폼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를 살리는 전시 마케팅 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희망한다.  

본 글은 전시저널 2018 1-2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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