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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Nov 18. 2018

중소기업의 브랜드를 살리는 6가지 전시마케팅

<월간 신용사회 2018년 11월호 기고글 전문>

회사가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전시 참가가 결정적 영업의 계기가 되었다.

위의 문장은 한 중소기업이 실제로 전시회를 통해 바이어를 만나 영업의 문을 연 사례이다. 중소기업, 특히 스타트업에게 없는 3가지가 있다. 돈, 시간, 그리고 고객이다. 창업자들은 첫 주문의 설렘을 누구보다 기다린다. 이런 연유로 영업채널 확보가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이다. 기존 거래처를 뚫고 새로운 파트너로서 자신을 부각하여 계약을 달성하는 것은 가장 힘들고도 험난한 과정 중 하나다.     


전시회는 중소기업에게 수많은 바이어나 잠재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채널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정작 전시장에선 부스만 멍하니 지키다가 돌아가는 기업들이 많다. 하루하루가 아까운 중소기업에게 3-4일의 전시 참가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시회를 활용할 수 있을까? 중소기업이 전시회를 활용하는 6가지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자.     


(1) 부스 위치를 선점하라
(2) 참가업체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3) 콘퍼런스의 연사가 돼라
(4) 보도자료를 작성하라
(5) SNS를 활용하라
(6) 전시 주최자를 만나라     


(1) 부스 위치를 선점하라


중소기업에 부스 디자인은 사치다. 1 부스도 겨우 마련해서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대부분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나온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작은 기업일수록 전시회에서는 무엇보다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게 필요하다. 중소기업에게 좋은 자리는 일반적인 부스 위치와는 조금 다르다. 즉, 고객사나 파트너사 근처에 위치하여 3-4일간 지속적인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좋은 위치이다.      


<이디야의 매장 위치 전략 - '스타벅스 옆 이디야'>

이디야는 스타벅스가 입점한 지역의 서브 스트리트를 차지하여 커피 만족도 1위를 차지하였다. 즉 입점 전략이 탁월한 스타벅스의 근처 뒷골목을 활용한 '서브 스트리트'전략으로 소비자 확대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는 전시회의 부스 위치 선정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만약 중소기업이 문화콘텐츠 회사라면 CJ E&M이나 SM 같은 부스 근처의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브랜드 네임이 있는 부스는 자연스레 사람들이 몰리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주변의 부스는 관람객 확대 효과를 통해 부스 노출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전시기간 중 근처 참가기업 부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접촉을 하게 될 기회도 많아지게 되어 홍보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우리 회사 제품이 타 기업보다 우수하다면 주저 없이 경쟁사 옆 부스로 배정해달라고 요청하라. 바이어 입장에서는 우리 제품과 경쟁사 제품을 비교하며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만약 부스에서 제품이나 시연이 필요하다면 부스 위치는 카페 공간 근처로 가는 것이 좋다. 부스는 무대가 되고, 카페 주위의 휴게공간은 객석이 되는 ‘극장 효과’가 나타나 부스 근처뿐 아니라 휴게공간의 사람들에게까지 주목을 받는 장점이 있다.      


(2) 참가업체와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중소기업은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 못지않게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간 네트워킹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어쩌면 영업기회를 참관객보다 참가업체와의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 이는 위에서 얘기한 부스 위치 선점의 중요성과도 맥을 같이 한다. 같은 제품군이나 또는 다른 영역이라도 같은 전시회에 참가한 대기업 또는 파트너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향후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하루 7시간씩 3일이면 21시간을 수백 개의 같은 산업 내 참가 기업들과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좋은 네트워킹의 기회가 전시회 말고 어디 있단 말인가? 자기 부스에만 머물지 말고, 눈을 들어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들이 누구인지 방문하고 명함을 건네보자. 뜻하지 않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중소기업에게 펼쳐질 것이다. 

전시회 개최 2주 전이면 부스 배치가 확정된 최종 전시 부스 배치도가 공개된다. 우리 기업의 위치뿐 아니라 전시회에 어떤 기업들이 참가했는지 미리 파악하자. 평소에 사업 교류나 제안을 원했던 기업이 참가했다면 전시회 개최 전 주최자에게 연락하여 미팅 주선을 요청하라. 주최자가 중개자가 되어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이루어질 수 있다.      


 (3) 콘퍼런스의 연사가 돼라


콘퍼런스는 중소기업의 브랜드를 업계와 언론에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채널이다. 전시회 참가기업은 누구나 해당 콘퍼런스의 연사로 참여할 수 있다. 전시회 홈페이지의 콘퍼런스 프로그램을 참고하여 주최자와 접촉하면 연사로 설 수 있는 시간이나 프로그램 등의 기회를 알려준다.

부스는 바이어가 직접 찾아가야 담당자와 제품을 만날 수 있지만 콘퍼런스의 연사가 되면 해당 발표 내용을 주최자와 미디어에서 콘텐츠로 제작, 홍보한다. 주최자에게 연사 구하기는 부스 유치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산업 트렌드와 정보에 정통한 연사를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대학 교수나 연구원이 연사로 나서 산업의 현황과 전망 등 진부한 주제의 콘텐츠로 시간표를 채운다. 중소기업은 가장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콘텐츠의 주인공이다. 

중소기업이 부스 크기로 대기업과 붙어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무대 위만큼은 우리도, 대기업도 모두 1명만이 설 수 있다. 콘퍼런스의 연사로 서게 된다면 부스에서는 줄 수 없는 우리의 브랜드 마케팅과 시장을 선도하는 트렌드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부스를 넘어, 중소기업의 CEO들은 유니콘처럼 무대 위로 뛰어올라 가라. 모든 업계와 언론이 그대를 주목할 것이다.     


(4) 보도자료를 작성하라


전시회는 참가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걸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에게 있어 홍보는 밥 먹는 것만큼이나 습관화되어 있어야 한다. 우디 앨런은 "성공의 80%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중소기업의 홍보를 꼭 돈을 들여할 필요도 없다. 기자 명단은 포털에서 10분만 검색하면 관련 기자 이름과 이메일을 최소 10개 이상 확보할 수 있다. 직접 전시 참가에 대한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송부하면 반드시 10-20%의 비율로 기사가 게재된다. 전시 참가를 언론에 노출시키자. 바이어가 중소기업을 신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온라인에 최대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언론보도는 온라인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전시회의 보도자료로 좋을까? 전시회에 단순히 참가한다는 내용으로는 기사감이 될 확률이 매우 낮다. 전시회 참가를 위한 보도자료는 분명한 핵심 주제를 노출시켜야 한다. 노출될 주제는 아래처럼 크게 6가지로 볼 수 있다. 

① 신제품 출시

② 신기술 개발

③ 콘퍼런스 주제발표

④ CEO 기조연설 또는 활동

⑤ 협약식

⑥ 고객 초청행사

주제가 어떤 것이든 단순히 ‘참가’한다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참가’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바이어 입장에서 관심이 가는 기사가 될 것이다. 기사 작성은 영화나 소설 같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팩트를 연결하는 패턴식 글쓰기이기 때문에 몇 번만 쓰다 보면 쉽게 보도자료 쓰기에 익숙해진다.      


(5) SNS를 활용하라


전시회의 모든 활동은 콘텐츠화되어야 한다. 오프라인 세상을 간단히 '보수'와 '진보'의 2가지 카워드로 나눌 수 있다면 온라인 세상 역시 '검색'과 '확산'이라는 2가지 키워드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채널이건 결국 이 검색과 확산의 카테고리 속에 속해 있다. 우선 전시회의 모든 활동을 검색 채널인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저장한다. 바이어 상담, 콘퍼런스 연사 참가, 언론 보도자료, 비즈니스 이벤트 등 전시활동의 모든 콘텐츠를 기록하여 저장 채널에 모아둔다. 이는 바이어나 소비자가 중소기업을 검색하였을 때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다음 이 콘텐츠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등의 '확산'채널을 통해 공유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뉴스는 흘러간다. '뉴스피드'란 말이 흘러간다는 뜻이기 때문에 여기에 바로 콘텐츠를 올리게 되면 증기처럼 다음날이면 사라져 버린다. 모든 콘텐츠는 저장 채널에서 공유 채널로 넘어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블로그-페이스북 : 블페 불패(不敗)'의 키워드를 기억하면 SNS 마케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6) 전시 주최자를 만나라


위의 1에서 5번까지의 방법은 전시마케팅 방법들 중에서도 중소기업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만 추린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활동의 키워드는 결국 전시 주최자가 갖고 있다. 부스 위치 선점이나 참가업체와의 네트워킹은 전시 주최자를 통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부스 신청부터 주최자 사무실을 찾아가 중소기업으로서의 참가 이유와 필요성을 설명하면 주최자는 충분히 그 기회를 살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콘퍼런스 연사 참가나 언론보도, SNS 활동도 마찬가지다. 콘퍼런스의 연사 참가는 주최자와의 협의를 통해 성사된다. 중소기업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무대를 원하고 있음을 주최자도 알고 있다. 기자와의 인터뷰 주선이나 SNS 마케팅 역시 전시 주최자의 채널을 통해 보다 더 빠르고 넓게 온라인에서 확산시킬 수 있다.

무조건 주최자를 만나 중소기업의 도전 의지를 보여주고 홍보 기회를 협의하라. 전시회의 모든 것을 중소기업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웃보딩(Outboarding) : 부스를 벗어나라.      


위에서 이야기한 5가지 전시마케팅 방법들은 결국 전시회 전체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과거에는 전시회 참가가 판매 목적이 많았지만 지금은 판매목적보다 고객들과의 아날로그적 소통과 교류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하여 전시회에 참가하는 중소기업이라면 무엇보다 부스를 벗어나 전시회 전체 플랫폼을 활용하는 아웃보딩(Outboarding)의 전시 마케팅 방법을 써야 한다. 부스 크기로는 절대로 삼성이나 LG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 콘퍼런스 무대는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똑같이 한 명만이 무대에 선다. 당당히 기술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경기장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다. 전시회 참가 이전에 참가 소식을 알려 바이어가 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사무실 어두컴컴한 회의실에서 계약을 체결하지 말고, 전시장 곳곳의 화려한 공간에서 파트너와 협약식을 체결하라. 경쟁자와 협력사, 기자, 정부 등 업계가 모두 우리 기업의 건재함을 부러워하고 만나고 싶어 하게 될 것이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은 결국 협력과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아웃보딩'의 전시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전시회를 활용해야만 한다.



<본 글은 월간 신용사회 2018년 11월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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