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는 왜 이화영 대표를 선택했나

킨텍스의 비전을 완성할 인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by 이형주 David Lee

킨텍스의 새로운 대표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 부지사가 선임됐다. 아니나 다를까, 전시산업의 무경험자인 정치인이 수장으로 뽑혔다는 사실에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킨텍스는 왜 이런 논란을 예상치 못하고 전시경력이 일천한 후보자를 대표 자리에 앉혔을까. 무성한 소문대로 이미 낙점된 자리에 나머지 사람들이 들러리로 전락한 것일까.


킨텍스의 역사를 돌아보다.


킨텍스의 꿈은 원대했다. 킨텍스가 제1전시장의 첫 삽을 뜨기 약 5년 전에 이미 킨텍스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었다. 킨텍스의 마스터플랜 수립을 맡았던 PwC (PriceWaterhouseCoopers)는 킨텍스가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3단계 전시장 건립까지의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했다. 1 전시장이 약 5만 sqm, 2 전시장이 5만 sqm, 그리고 3 전시장이 약 7만 sqm로 완성되어야 중국과 아시아의 마이스 산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사실 2005년 킨텍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만 해도 이러한 비전은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행사 주최자들이 누가 일산 허허벌판까지 가서 전시회를 여냐고 헛웃음을 쳤고, 킨텍스 직원들 역시 호텔이나 레저시설 하나 없는 곳에서 마이스 행사를 유치하다니 부질없는 일이라며 넋두리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킨텍스는 원래의 로드맵을 잘 따라가고 있다. 계획대로 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 세상에서 킨텍스는 희한하리만치 원래의 계획대로 가고 있다. 킨텍스의 연간 방문객은 천만명에 육박하고, 코로나만 없었다면 지금 10만 sqm의 전시장은 비수기를 제외하곤 거의 100%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매출과 조직도 커지고 업계에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하지만 킨텍스의 원대한 꿈, 그 마지막 실현은 CES 같은 해외 유명 전시회 유치도 아니고, 전시장 목표 가동률의 달성도 아니다. 킨텍스의 마지막 비전은 3 전시장의 건립으로 출범 당시의 마스터플랜을 완성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킨텍스의 비전을 완성할 인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지금 새로운 대표의 미션은 명확하다. 전 대표가 만들어 놓은 3 전시장 건립의 시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킨텍스의 아킬레스건인 앵커 호텔을 동시에 완공하여 그 자체로 하나의 복합 콤플렉스를 형성하는 것, 바로 그것이 Brand New CEO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경영에 있어 건축이 화두가 되는 시점에는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와의 원활한 행정 처리와 건축 기성에 따른 자금 조달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킨텍스는 수천억 원이 소요될 3 전시장 건립 자금의 원활한 조달과 복잡한 행정처리가 당면과제이다. 경험컨대 광활한 전시장을 짓는 데는 2년이라는 시간에 더해 수십수백 건의 보고자료 작성, 발이 닳도록 방문하는 의원실 및 공무원과의 협상, 그리고 건축 기성에 따른 적시의 자금 조달이 생명이다. 킨텍스는 민자가 아니라 100% 정부와 지자체 자금으로 건립된다. 이 말은 결국 정부 지자체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국고 자금 조달 능력이 신임 CEO의 핵심 경쟁력이란 뜻이다. 더구나 잠실과 마곡 등지에서 컨벤션센터 건립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킨텍스 마스터플랜의 완성은, 타노스의 반지를 되찾아 빼앗긴 세상의 반을 되돌려놓는 어벤저스의 엔드게임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일부 보수 언론에서 정치인이 왔다고 비판하는 것에 너무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 오늘의 킨텍스는 지금의 과제를 해결할 인물을 낙점한 것이고, 미래의 킨텍스는 또 미래 시대의 과제를 해결할 인물을 낙점할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은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아니, 무조건 끝내야 한다. 3 전시장이 완공되면 이후 킨텍스의 화두는 건축이 아니라 운영과 마케팅의 주제로 넘어간다. 3단계가 킨텍스 하드웨어의 완성이고 그 이상의 건설은 없다. 그 이후는 어떻게 저 광활한 20만 sqm규모의 전시장을 비즈니스와 문화 콘텐츠로 채우고, 또 천만 이상의 방문객을 경기도 고양시에 오래도록 머물게 할 것인가 하는 베뉴와 도시마케팅의 관점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차기 킨텍스 대표는 베뉴와 도시를 넘나들며 글로벌한 마케팅의 경험을 가진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는 진정한 의미의 공모를 통과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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