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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Mar 29. 2022

온라인 전시회는 끝났다.

데이터가 보여준 전시 마케팅 트렌드의 변화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약 2년간 많은 전시회들이 메타버스나 VR과 같은 기술을 등에 업고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정부에서도 온라인 전시 플랫폼 육성을 위한 지원 사업이 시작되었고, 온라인 전시를 하지 않으면 뒤처지기라도 하듯 기업들마다 앞다투어 온라인 플랫폼을 전시회에 접목했다. 


그러나 10여 년 전 사이버 전시회가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사그라들었듯이, 지금의 온라인 전시회도 마치 그 모양새로 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 온라인 전시회가 코로나 이후 급물살을 탄지 불과 2년 만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다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보여준 전시 마케팅 트렌드의 변화 


이러한 현상은 데이터를 통해 명확히 보이고 있다. 나는 브런치에 전시마케팅 관련 글을 쓰고 있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시 마케팅을 대표하는 두 글의 검색량과 조회수의 변화가 명확히 이것을 반영하고 있다. 아래 그림은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 현재까지 '전시 부스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글과 '온라인 전시회의 효과적인 활용 노하우'라는 글의 조회수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 부스에 대한 모든 것'은 오프라인 전시를 언급한 것이고 '온라인 전시회의 효과적인 활용 노하우'는 온라인 전시 마케팅을 논한 것이다. 이 두 글의 추이를 보면 '20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온라인 관련 글이 폭발적으로 조회되다가 이후 급감하고 있다. 반면에 오프라인 전시를 언급한 부스 관련 글은 '21년 6월을 기점으로 온라인 전시 글을 역전하여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브런치 데이터 분석 (브랜드를 살리는 전시 마케팅)

그러나 두 글의 비교만을 가지고 온라인 전시회가 소멸된다고 보는 것은 무리이다. 오히려 주목할 것은 줌(Zoom) 같은 미팅 테크놀로지 기업들의 주가 하락과 더불어 비즈니스 트래블이 다시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급감했던 비즈니스 여행이 다시 살아난다는 기사를 실었다. 오프라인 전시회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Business trip is back (The Economist, '22.3)

이와 더불어 또 하나의 현상으로는 기업들이 전시회를 이제 세일즈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 마케팅의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전시 부스에 대한 모든 것'과 '온라인 전시회의 효과적인 활용 노하우', 그리고 '전시회는 어떻게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가'란 글의 검색 및 조회수 비율이 4:3:3으로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전시회에 '경험'과 '체험'이라는 키워드가 추가되어 어떻게 경험 마케팅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브런치 데이터 분석 ('브랜드를 살리는 전시마케팅' Top 3 콘텐츠 조회수 비교)


온라인 전시회의 성과는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이건 온라인이 오프라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데이터를 통한 분석과 예측이다. 테슬라가 자동차 회사일까? 테슬라는 차가 시동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약 2%씩 배터리가 방전된다. 24시간 내내 자동차의 모든 운행 데이터를 테슬라 본사로 전송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모든 테슬라 카는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성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축적한다. 엄밀히 말해서 테슬라는 데이터 기업이다. 


온라인 전시회 역시 핵심은 데이터이다. 그러나 지금의 온라인 전시회들은 참가기업이나 바이어에게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 어느 지역, 어느 기업의 고객이 방문했는지, 어떤 제품을 가장 많이 클릭했는지, 어떠 자료를 다운로드하였는지, 얼마나 페이지에 머물렀는지 같은 실질적인 데이터가 없다면 온라인 전시회는 불필요하다. 참가 기업은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라인 전시회의 참가 성과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방문자를 위한 데이터의 설계와 측정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온라인 전시회는 분명 소멸할 것이다. 마치 십여 년 전의 사이버 전시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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