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는 M.I.C.E가 아니다.
디지털 마이스 사업전략 개발 과정 수업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과정은 마이스 산업과 디지털이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한 학기 동안 탐험해 보는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이 디지털 마이스 과정에 어떤 기대를 하고 오셨습니까? 마이스는 흔히 알듯 M.I.C.E의 조합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각기 다른 단어들을 하나로 합쳐놓았을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만나야만 이루어지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미팅(Meeting)이건 기업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our)이건, 또는 컨벤션(Convention)이나 전시(Exhibition) 이건 상관없이 반드시 만나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만남의 장이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졌습니다. 우리는 카카오톡이나 로블록스 안에서 24시간 내내 만나고 이야기하며 교류합니다. 굳이 오프라인의 장소를 빌릴 이유도 없고, 거울 앞에서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이 아바타만 있으면 얼마든지 나를 드러내어 타인과 만날 수 있는 시대인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본질적으로 물리적 존재입니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만나더라도 잠은 침대에서 자야 하고 밥은 숟가락을 들어 입안에 넣어야 먹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은 화면 속에 있더라도 발은 땅을 딛고 있어야 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 간의 만남을 오롯이 디지털로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거꾸로 오프라인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두 가지 장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대의 만남을 만들 수 있다면, 여러분은 지극히 창조적인 만남의 플랫폼을 만드는 기획자이자 창업가로서 역량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 수업에서는 온라인이 줄 수없는 오프라인만의 체험 요소와, 오프라인이 줄 수 없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결합하여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마이스 사업 전략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처음 몇 주간은 디지털 기술_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_의 이해와 더불어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경험 공간들_팝업스토어, 미술관, 카페, 전통 한옥 등_을 탐험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또한 한국만의 K-contents가 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지를 이해하여 마이스에 K-Content를 결합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 볼 예정입니다.
중간고사 이후에는 여러분들이 몇몇 그룹으로 나뉘어 실제 오프라인의 경험 공간들을 답사하고, 그 공간들만의 독특한 재미와 체험 요소들을 찾아내고 이를 디지털 기술과 접목하여 마이스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특히 본 수업은 캡스톤 디자인 수업으로 지정되어 교통비나 회의비가 필요하다면 일정 금액 내에서 지원도 가능하니,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제 전통적인 마이스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여전히 마이스를 PCO나 PEO, 또는 컨벤션센터 범주안에서만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지극히 협소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올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스포츠 경기를 굳이 경기장에서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선한 발상의 전환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에펠탑 앞에서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리고 프랑스혁명의 중심지였던 콩코르드 광장은 브레이킹과 스케이드 보드 경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개막식은 또 어떠했습니까,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에펠탑 위에서 셀린 디옹이 '사랑의 찬가'를 불렀을 때는 파리가 왜 낭만의 도시인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M.I.C.E의 개념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왼손에 디지털을, 오른손에는 오프라인의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 마케팅이라는 도구를 가질 수 있다면 이제 한림대학교 학생들은 미래의 세상을 리드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주체적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을 이 수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면 2024년 가을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한림대학교 2024년 2학기 '디지털 마이스 사업전략 개발' 수업을 소개하는 글로써 수업의 목적과 기대를 공유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