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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Jun 05. 2017

Reed Exhibition Korea의 한국 진출전략

해외전시주최자는 어떻게 한국 전시산업을 공략하는가?

미리 말해두지만, 필자는 리드코리아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고, 사무실을 가본 적도 없다. 다만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만약 외국 전시기업의 CEO로서 한국시장을 진입한다면, 어떻게 초기 시장 전략을 세울 것인지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것에 국한됨을 밝혀둔다.


Reed Exhibitions : 전 세계 매출 1조 8백억 원 규모의 Top tier 전시 그룹


Reed Exhibitions은 영국 회사로서 전 세계 매출이 연간 1조 원이 넘는 세계적 전시 주최 기업이다. 전시회뿐 아니라 이벤트,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다양한 이벤트 전시 그룹으로 아시아에서는 중국 베이징에 HQ를 두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전 세계 시장 중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로 따진다면 약 3천억 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아래 차트에서는 아시아 시장을 Rest of world(?)라고 표현하고 있다.

Reed Exhibitions 전세계 매출 비중 (자료: Reed Exhibitions Annual Report 2015)

Reed Exhibition Korea는 Reed Exhibition의 한국 지사로서 작년 출범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한국의 K-Fairs라는 전시 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시회를 공동 주최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Reed라는 이름은 그다지 전시업계에서는 낯설지도 않고, 전시회를 참가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친숙한 이름이다.


Fast Mover Stragtegy : 초기에 선점하라


위에서 Reed 본사의 매출 규모를 살펴본 것은, Reed Korea의 한국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본사, 또는 아시아 본부 차원에서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Reed Korea가 초기 한국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3년 안에 최소 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전체 아시아 시장의 매출 규모가 약 3천억 원이라는 가정하에, 한국시장에서 300억은 아시아 지역 매출의 10% 규모를 차지한다. 비록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보다 무역규모나 시장규모가 작다 할지라도, 한국시장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아시아 시장 내 10% 매출 달성은 Reed Korea의 CEO 입장에서 도달해야 할 필요가 있는 숫자일 것이다. 그리고 이 전략은 매우 과감하고도 공격적인 시장 침투 전략(Fast mover strategy)을 필요로 한다.


M&A 또는 전략적 투자 : 한국 전시면적이 커질수록, 사냥감은 늘어난다.


이미 리드코리아의 언론 보도나 CEO 인터뷰를 보더라도, 과감한 투자와 M&A는 실행플랜으로 밝힌 바 있다. M&A나 전략적 투자는 투자수익률(ROI)을 근거로 한다. 구체적인 타깃 전시회의 규모로 봤을 때는 최소한 전시면적 20,000 sqm 이상 또는 3년간 지속된 전시회가 1차 대상일 수밖에 없다. 20,000 sqm는 전시회의 국제화를 고려할 때 임계점이 될 수 있는 규모이다. 쉽게 말하자면 킨텍스 2개 홀을 채울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확장은 Reed의 역량으로 글로벌 기업 및 바이어들의 참여 확대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평균적으로 단위 전시회의 부스 매출이 총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았을 때, 단순 계산으로 할 경우 Reed Korea는 3년 안에 20,000 sqm이상 전시회 10개를 M&A 또는 공동 투자할 경우 300억 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   


해외 전시 기업의 경쟁력 :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Key players의 유입


필자는 2년 전 서울 모터쇼를 미국의 GES와 공동으로 운영했다. 비록 준비 기간이 짧아 GES의 기획/운영 역량을 제대로 구현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국내 최초로 80,000 sqm 규모의 한국 전시회를 해외 전시기업과 공동으로 운영 제안하여 수주했던 전시회라 판단한다.


그 당시 서울 모터쇼를 주최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최대 이슈는 테슬라를 유치하는 것이었다. 이미 서울 모터쇼는 신차가 나오지 않고 글로벌 기업 CEO들이 참여하지 않는 안방 전시회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가 필요했다. 서울 모터쇼 측은 GES에 테슬라의 유치를 지원 요청하였다. 하지만 전시회 개막이 채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외국기업을 유치하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주최측도, GES도 다 알고 있었다.


GES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다. 결국 테슬라를 유치하는 목적은 서울 모터쇼의 글로벌 전시회 도약을 위한 시도였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으로 트레이딩-업(trading up)할 수 있는 제안을 하였다. GES는 '빔(BEAM)'이라는 원격 주행로봇을 활용하여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최고 경영자를 서울 모터쇼에 등장시켰다. 빔을 통해 브린은 킨텍스 전시장 곳곳을 스스로 돌아다니며 자동차를 관람하고, 자동차협회장과 서로 대화를 나누어 새로운 전시회의 그림을 만들어 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왼쪽)과 이야기중인 구글 최고경영자 세르게이 브린(왼쪽 BEAM 화면) - 2015 서울모터쇼

Reed Korea는 올 8월 코엑스에서 코믹콘 서울을 개최한다. 코믹콘은 단순히 Reed의 글로벌 전시회를 한국으로 가져온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코믹콘의 한국 개최는 그 전시회를 통해 세계의 유수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 엔터테인먼트사, 투자자 그리고 유명 배우 등 한국 전시주최자는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지고 들어온다는 것이다. 당연히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코믹콘 서울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희망할 것이고, 이는 자연히 전시회의 성공적인 안착과 운영을 가져온다. 시장은 결국 바이어와 셀러가 만나는 곳이므로, 세계 시장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경쟁력은 오직 Reed만의 강점일 수밖에 없다.

한편 GES는 단순히 전시 주최뿐 아니라 전시장치, 그래픽, 디자인, 등록, 운영, 물류 등 전분야에 걸쳐 Total solution provider로 한국시장 진출을 검토한 바 있다. 한국의 전시장 면적이 늘어날수록, 그리고 전시회가 커질수록 경쟁력 있는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10만 sqm의 위용을 자랑하는 SIMTOS 공작기계전시회는 이미 어느 하나의 전시장치 회사나 서비스 회사가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고, 이러한 대형 전시회가 늘어날수록 일관된 매니지먼트 능력과 디자인/운영 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더욱 노크할 것이다.


이미 한국 전시시장은 개방되었다. 국내 전시장 면적이 증가하고, 전시회가 성장할수록 외국 기업에게는 진출하기 좋은 유리한 시장임에 틀림없다. 정부와 업계는 국내 전시회의 해외 진출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시회가 국제무대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아직도 숙박비/항공료 대주면서 바이어를 데리고 오는 수준으로는 절대로 '국제' 전시회란 말을 써서는 안 될 것이다.


Reed나 GES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외국 전시기업의 경쟁력은 전시회의 세련된 운영능력이 아니라, 그들이 같이 데리고 올 업계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다. 그들은 그렇게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Written by 이형주

킨텍스 1기로 입사, 10년간 전시장 운영과 전시회 유치, 기획 업무를 하고 퇴사하였다. 그 후 창업하여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전시회로 중국 관광객 11만명을 유치하였다. 현재는 전시회 참가 기업을 위한 전시마케팅 강의와 기고 등 전시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형주의 전시마케팅'

www.facebook.com/tradeshows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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