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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by 최정식

진실은 때로는 빛처럼 선명하게 다가오지만, 때로는 안개처럼 아스라히 흐려져 보입니다. 영화 <<올빼미>>를 떠올리며 저는 진실과 권력의 관계, 그리고 그 선택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진실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나 크고 작은 권력이라는 구조 속에서 해석되고, 때로는 왜곡됩니다.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용기를 필요로 하지만, 그것을 드러낼 것인가, 아니면 숨길 것인가의 선택 앞에서는 더 큰 의지와 신념이 요구됩니다.


올빼미 속 인물들을 보면, 그들은 진실을 알게 된 후 고민의 소용돌이에 빠져듭니다. 한쪽에는 도덕적 책임감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그 진실이 불러올 파급 효과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합니다. 진실을 폭로하면 누구에게는 정의를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의 두려움은 특히 깊고 어둡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이 언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갑니다. 왕좌에 앉아 있지만 그 자리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알고 있기에, 그들은 진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그것을 숨기고, 덮고, 때로는 왜곡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그들의 마음속 불안을 더욱 키울 뿐입니다.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이들에게는 권력은 오히려 족쇄가 됩니다. 진실을 감추려는 순간부터, 그들의 삶은 끊임없는 거짓과 음모로 채워집니다. 진실은 감춰지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언제든 빛을 보게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만이 그 무게를 견디고,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영화 속 인물들의 선택과 고민을 보며 저 역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다면, 나는 진실을 숨길 것인가, 아니면 폭로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진실은 단순히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올빼미의 이야기는 결국, 진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은 지금, 진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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