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사하고 배치 받은 곳은 LCD 공장이다.
티비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LCD Panel 을 제작하는 곳이다.
공장 안 제조실 안에 들어가려면, 머리카락 커버와 마스크를 쓰고, 손장갑 끼고, 방진복이라는 먼지, 정전기 방지하는 전신 복장을 입는다. 그리고 그 위에 깨끗한 방진화를 신고, 에어 샤워장으로 들어가서 혹시라도 있을 먼지와 이물을 제거한 후에 제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오픈되는 곳은 오직 눈! 여자들은 당연히 화장도 금지된다.
처음 부서 배치 받고 간 곳은 TFT 라는 공정의 팀이었고, 엔지니어 팀 60명 모두가 오직 남자로 구성된 곳이었다. 사무직은 60여명, 그리고 현장직은 A, B, C, D 조와 테크니션들 해서 300~400명이 한 팀이었다.
5년만에 들어온 유일한 여자 사무직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사람들의 시선에 조금 피곤해 질 때 쯤이었다.
과장님 한분이 나를 은밀히 불러 앉히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로 분위기를 잡으셨다.
그리고 나온 본론!



그리고는 띠동갑의 과장님께 아이라인 문신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고....
눈에 문신을 하면 안아프냐? 여자들이 참... 독하다 라는 과장님의 걱정을 들었고요... ㅋㅋ
그런데 문제가... ...
과장님 뿐만 아니라 현장 4개조 반장들과 직원들, 그리고 팀장님에게 다 공유와 보고가 들어갔었고,
나의 이야기로 바빴을 사람들은 너무너무 많았다.
현명하신 과장님의 해안은....

4개 조 반장들에게,
나는 화장을 하지 않았다. 눈에 이것은 문신이다!
4개조 조장들에게 가서
나는 진짜로 화장을 하지 않았다. 눈에는 아이라인 문신을 한 것이다!
내가 화장한다고 보고를 받으셨던 팀장님 외 과장님들에게 가서도 문신 고백을 했다. ....
" 저.... .... 문신했어요..."
그리고 현장인원들이.... 400여명.... 4개조가 교대로 돌아가니까.... 이 이야기를 3주 정도 하고 다녔다.
"안녕? 나 이거 아이라인 문신한거야, 화장한 게 아이다!"
전체 커밍아웃이 끝날 무렵, 공장 안에 눈이 퉁퉁부어 출근하는 새싹이들이 자주 보였다.
그렇다, 초록이들이 반영구화장의 세계를 알아버렸다. 아이라인 문신을 한 초록이들이 매일 수도 없이 늘어났다. 고등학교를 막 마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한 현장 직원들은 깍쟁이들 같았지만, 들여다 보면 너무도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예쁘게 꾸미고 싶던 파릇파릇한 꿈을 가진 초록이들은 화장이 금지된 곳에서 일하다가... ...
어느날, 문신을 했다고 100번도 더 말하고 다니는 이상한 여자를 만났고,
드디어 아이라인 문신이 신기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다. ^^;;;
히스테리 가득했던 노처녀 반장도 아이라인과 눈썹 문신을 하고 오고는 나와 다정히 눈빛교환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반영구화장이 이렇게 큰 유대감을 줄 줄이야....
오해에서 비롯된 살벌한 신고식이 조금 미안했었는지, 현장직 초록이들과 반장들은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었고, 나름 기쁘고 재미있는 첫 직장 이야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