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를 보고 떠올린 추억

만나서 반가웠지만 미국에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DMV 체험

by SH View

주말 디즈니채널에서 영화 주토피아 Zootopia가 방영되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우리 부부는 이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제는 많이 커서 애니메이션을 이해하는 아들과 함께 세 가족이 보는 즐거움은 더욱 컸다. 영화 속 재미있는 포인트는 여러군데에 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나무늘보가 나오는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


이 장면은 처음 영화를 접했을 당시에도 행동이 느린 나무늘보를 통해 답변도 느리고 행동이 느린 캐릭터를 그려냈다고 생각했고 우리나라 개그프로그램에서도 개그맨 윤택이 이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었기에 충분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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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을 경험하고, 아니 정확히는 미국의 DMV를 경험하고 나니 이것이 단순히 행동 느린 동물 캐릭터의 웃음이 아닌, 미국인들이 삶 속에서 만나는 답답함을 풍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에는 전혀 몰랐던 이 기분이 이번에 영화를 보며 새삼 공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DMV는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시험장과 같은 곳으로 모든 자동차 관련 행정처리를 맡는 공공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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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설레는 일은 집과 차를 선택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차를 선택한 이후로는 DMV를 만나 면허갱신과 자동차 등록 등의 일을 처리하며 우리나라에선 경험할 수 없는 행정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다수의 이민준비 카페나 사이트에서 같은 경험을 넋두리하고 있는 걸 보아, 캘리포니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하다. 우리나라는 인터넷도 발달되었고 (비하의 의미가 아닌...) 아무리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일처리 하나만큼은 신속하고 기가 막히게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위 사진에서처럼 DMV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고 이 줄은 점심시간이 되도록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설사 DMV 내부로 들어갔다 하더라도 서류하나만 미비되더라도 바로 Reject을 당하며 다음 날 다시 처음부터 줄을 서야하는 수모를 겪는 것은 초기 이민자들에게, 특히 미국 행정과 언어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겐 다반사로 발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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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들어가면 자리가 널널한데도 불구하고, 왜이리 일처리를 빨리 되지 않는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던 말건간에 스탬프 하나찍고 자기들끼리 농담하고 커피나 도넛을 가지러 다녀오고 하는 등 우리나라 공무원이었다면 아마 몇번을 거칠게 항의 받았을만한 행동을 주저없이 하는 곳, 그리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곳이 바로 DMV였다. 이러한 디테일이 이번에 주토피아를 보니 아주 적절하게 묘사가 되어있었고, 아마 이 장면을 그런한 의미에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주는 킬링포인트가 되었지 않았을까 싶다.

IMG_5188_Original.jpg 다행히 나는 무난히 면허를 받고 등록을 한 편이었다

비록 그 때는 지옥의 감정을 느꼈었지만, 이번에 영화에서 다시 만나니 나름의 반가움과 즐거움의 감정으로 만날 수 있었던 DMV와의 추억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끼는 우리나라 일처리 속도의 빠름은 놀라울 따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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