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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Feb 02. 2021

고구마 몇 알



사과 한 개 감 하나를
꺼내놓은 식탁 위 꽃무늬 접시 옆으로
어젯밤 먹던 고구마 몇 알이
내 곁으로 바짝 시린 얼굴을 들이민다.
냉큼, 햇볕 아래 데리고 가 뉘었다.
한동안 볕에 녹아 들길래
툭, 말라붙은 껍질을 까기 시작하는데
손똡밑으로 파고드는
연한 살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디게 함구하는 외마디 비명
살살 벗겨진 살을 드러내며
앗,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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