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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Aug 01. 2021

소나기.


갑자기 쏟아졌다. 먼 하늘 회색 구름이 낮게 성큼 몰려오더니 그 아랫 마을을 삼켜버렸다.

마침 그 찰나에 쏟아졌다. 몹시 바람이 불었고 바람에 휘날리던 빗줄기에 가려버린 하늘은 일정 부분 도무지 하얀 포말처럼 보슬보슬했다. 아직은 빛이 새어 나오던 하늘 사이에서 투명하게 흔들리는 것들, 왠지  아래에서 위로 거꾸로 비가 올라가면 저 하늘 끝의 어떤 공간에서 영접 나온 천사들의 합창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는데  순식간에 하늘문이 닫혀버렸다. 그리고 한 줄기 빛을 가려도 빛으로 어두워진 하늘로 푹 잠겼다.

​도무지 막막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던 건 아마도 순리는 빗줄기에게 순차적인 기회를 주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고 일러주었다. 어쩐지 머뭇거림이 없었다. 으르렁 천둥소리와 번쩍하던 빛으로 단박에 하늘을 점령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듯 그 후 세차게 쏟아졌다. 바람에 사선으로 쓸려가던 비에 나무도 몹시 휘날리며 

일기 예보처럼 비, 시나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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