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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ul 07. 2022

부푼다.

부푼다.



돌아보면 아득해지는 것들 중 뾰족하고 아픈 것들만 덜컥 온다. 마치 평온은 없던 것처럼  평온은 당연한 일인 것처럼 일상처럼 흐른다. 밀어낼수록 다가오는 것들은 아프다. 문득 심장 한가운데가 뭉개지다가 훅 꺼진다. 그것의 정체를 알수록 알 수 없는 부끄러움에 이름 달기 두려워 건들지 않기로 한다. 그러다 불쑥 올라오면 대수롭지 않게 아름답기로 한다. 불화하지 않게 사는 일,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그런 게 사는 것이라고, 하나도 안 괜찮은데 하나도 안 아픈 척을 한다. 그리고 어떤 삶 가운데 행복이라는 이름을 달아준다. 삶의 부정적 감정을 소화해낸 순간에 이름을 붙이면 새롭고 또 새로운 순간을 위한 수순처럼 태어난다. 어느 정도 긍정적인 마음이 되면 안도한다. 그러면 좀 낫다.



어째서 사는 맛이 새롭고 달까. 제대로 맛이 안 나는 이유에서 벗어나면 그대로 맛있는 건 산뜻하고 포근하다. 또한  넉넉하여서 내가 가진 것이 적어 가난하여도 가볍다. 목마른 계절이 와도 우려내면 낼수록 깊어질 때  머금은 것으로 나무가 자라듯 부푼다.



푸른 것은 푸른 채로​
여전히 모르는 것도 그런대로 깊어간다.
몰라도 되는 즐거움, 그대로 다누리
마주 앉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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