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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구 May 28. 2024

5만 조회수의 가르침

작가로서의 향상심, 그리고 독자에 대한 감사

일주일 전, '돈 써보니 아깝지 않은 것 4가지'라는 글을 올렸다. 솔직한 생각을 담아 가벼운 마음으로 쓴 글이다. 그런데 발행 첫날에 조회수 2만을 돌파하더니, 3일 만에 누적 조회수 5만을 달성했다.




갑자기 폭발한 조회수에 기쁘기보단 오히려 겁이 났다. 조회수가 언젠가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때 전성기를 누리다 인기가 식으면서 서서히 대중에 잊힐까 봐 불안해하는 연예인의 심정이랄까.


그래서 이전보다 글이 형편없으면 나 자신에게나 독자들에게나 실망감을 안겨줄까 내심 불안했다. 이번 글을 계기로 내 브런치를 방문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스스로에게 더 높은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사진: Unsplash의 Matthew Osborn


이러한 불안과 반대로, 5만 넘는 조회수를 달성하면서 좋다고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다 보니 글을 계속, 더 잘 쓰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숫자는 힘이 세다. 같은 조회수라도 사람들이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만 단위는 큰 숫자이다.


갑자기 상승 곡선을 타는 조회수처럼, 도파민(보상과 기대에 따라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이 솟구쳤다. 글을 통해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줄 거란 기대감이 들면서 글쓰기가 계속하고 싶어졌다.


사진: Unsplash의 Mathieu Stern


두 번째로 사람들이 어떠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사실 채널 조회수가 '떡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3주 전에 '수리비 250만 원, 그럼에도 자동차를 타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발행한 적 있었다. 5만까지는 아니지만 누적 조회수 3만을 넘은 글이었다.


두 개의 글은 공통점이 있다. 자동차 수리비, 유튜브 프리미엄 등 누군가 사치라고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내게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유의미한 투자였다는 점을 두 편의 글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오로지 경험으로 말미암은 '내 생각'을 썼다.


내 생각에 동의를 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비싼 돈을 쓰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이고, 남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이다.




이 부분은 조회수 상승으로 얻은 세 번째 이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얘기한 두 개의 글에 부정적 댓글이 달렸는데, 부정적 댓글을 달아준 독자들에게 오히려 감사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부정적'이란 '반대 의견'을 뜻한다.


그들이 댓글을 달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 글을 어느 정도 읽어줬기 때문에 반대 의견이 나온 것이다. 반사적으로 공감 버튼을 누르거나, 무조건 긍정적인 피드백만 하는 독자들보다 내 글을 더 열심히 읽어줬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글에 부정적 댓글을 다는 것도 용기이다.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설득력 있기 글을 써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사진: Unsplash의 Priscilla Du Preez


'5만 조회수'는 앞으로 글을 더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과 더불어,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향상심을 갖게 해주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반응이 좋고,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더불어, 내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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