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글쓰기에 사다리 놓기

by 진구

요즘따라 글로 쓸 만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떻게든 머리를 싸매고 초안을 작성한다 해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문장 재배열의 두려움이 밀려온다. 어째 글을 매만질수록 에너지가 고갈되는 듯하다.


그렇다고 글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으니 뭐라도 손에 붙잡아야 한다. 이럴 때 최후의 보루로써 생성형 인공지능(예: 챗지피티)을 사용한다. 인공지능이 쓴 글을 그대로 최종본으로 내놓을 생각은 없지만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도움을 받곤 한다.






맞춤법과 문맥에 맞게 문장을 다듬는 기술에 관해선 인공지능은 인간의 추종을 불허한다. 초안을 쓰다 보면 문장 간 호응이 어색해 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챗지피티한테 조악한 문장을 입력하면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관계를 기가 막히게 잡아 준다. 문장 배열도 얼추 논리적 흐름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열해준다.


또한 인공지능은 ‘숨은 문장 탐지기’이다. 작가가 무심코 쓴 표현에서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끄집어내 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숨은 문장을 끄집어낸다”라는 문장을 프롬프트로 입력했을 때, 인공지능은 ‘무의식’이라는 단어를 덧붙일 때가 있다. 글쓰기를 의도했는데 철학적이거나 과학적인 글로 확장될 가능성이 생긴다.


인공지능은 자연어 처리 능력뿐 아니라 시각화 능력도 탁월하다. 최근에는 글의 특정 단락을 '네 컷 만화 이미지'로 바꿔 보는 시도를 덧붙였다. 챗지피티나 제미나이에 “글의 전체 내용을 네 컷 만화 형식으로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미국 풍의 만화 이미지를 삽시간에 제작해준다. 텍스트보다 각인 효과가 높은 이미지를 적절히 사용하면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렇게 해도 최종본을 완성하는 데엔 품이 많이 든다. 적어도 글쓰기에 한해서는 시간이 단축되는 느낌이 덜 든다. 인공지능이 써준 글의 문체에 묘한 위화감이 드는 데다, 내 의도를 어설프게 반영한 듯한 결과가 나올 때도 있다.


내 경우는 문학적 표현을 최대한 지양하는 편이다. 하지만 챗지피티는 "스며든다", "흐른다"와 같이 다소 상투적이면서도 추상적인 감각적 표현을 구사한다. 글을 부드럽게 하는 데엔 효과적일지라도 글의 느낌이 확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완벽한 글이 안 나오더라도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의 정신을 되새기려 한다. 일단 초안을 쓰고 챗지피티에 묻는다. 인공지능이 작가한 의도한 바를 완벽히 구현해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글쓰기를 시작할 용기를 북돋아 준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글은 글이지만, 쓰지 않은 글은 결코 글이 될 수 없다.



제작: 챗지피티&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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