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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Aug 06. 2020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틀렸다'

서평 시리즈 #1 : 팩트풀니스(Factfulness)



이제는 많은 분들이 제대로 구분하시지만 불과 10여 년전까지만 해도 '틀리다'와 '다르다'는 참 헷갈리는 말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가름할 수 있냐의 차이가 '틀림'과 '다름'을 구분 짓는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왜 '틀리다'라는 말을 제목에 붙여놓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오늘 소개할 책 <팩트풀니스>의 저자 한스 로울링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고 나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봤던 방식이 '달랐음'이 아니라 '틀렸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더 좋아졌다"


무척 간단한 문장입니다. '세상은 더 좋아졌다.'

혹시 여러분은 이 문장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몇몇 분들은 왠지 모를 거부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거부감은 실제로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던 옛 기성세대에게서도 비교적 젊은 밀레니얼 세대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저 문장을 바라보는 방식,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도입부에 소개하는 이 간단한 문장에 얽힌 일화를 통해서 인류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틀렸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해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빈곤층의 비율, 아동 사망률, 아동 노동률, 전쟁 사망자 수, HIV 감염자 수...

이밖에도 서른 가지가 넘는 지표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지난 30~40년 전에 비하여 세상은 무척이나 밝아졌습니다. 

여러분은 남미의 빈곤층이 30년 전에 비해서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시나요?

a)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절반으로 줄었다


이렇게 묻고 있기에, 답은 놀라우면서도 놀랍지 않게도 c)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가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사실'을 '사실' 그 자체로써 받아들이지 못할까요?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을 연구와 강연에 앞장섰고 마침내 <팩트풀니스(사실충실성)>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이 사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10가지의 본능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10가지 본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간극 본능

2. 부정 본능

3. 직선 본능

4. 공포 본능

5. 크기 본능

6. 일반화 본능

7. 운명 본능

8. 단일 관점 본능

9. 비난 본능

10. 다급함 본능


그 본능의 이름만 들어도 어떤 것인지 예측이 가는 것이 있는 반면, 조금은 감이 안 잡히는 것도 있을 겁니다. 

궁금함을 독자님들의 마음속에 양껏 남겨드리기 위해 한 두 개만 맛을 보여 드린다면, 

간극 본능은 인간이 세상을 둘이나 셋처럼 극단으로 나눠 보려는 본능을 의미합니다. 부정 본능은 우리가 뉴스에서 긍정적인 뉴스라고는 통 볼 수 없고 온갖 사건 사고가 가득한 부정적인 소식만 접할 수 있듯이, 부정적인 것들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본능을 의미하구요. 저자는 직관적으로 이름 붙인 본능들과 함께 통계적인 자료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 그리고서 마주할 수 있는 세상의 진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출처 : https://www.pikist.com/free-photo-syvtz/ko



▶ '세계는 점점 나빠진다'는 거대 오해 <팩트풀니스> P.75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좋지 않은 일에 대한 소식을 듣기는 쉽다. 하지만 좋은 일을 알기란 어렵다. 

무수히 많은 것이 개선되고 있지만, 결코 보도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해는 말라. 부정적인 것과

이른바 균형을 이룰 사소하지만 긍정적인 뉴스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근본적 발전인데도

하나하나가 너무 느리거나, 너무 파편적이거나, 너무 작아서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는 경우, 그러니까 

은밀하고 조용하게 이루어지는 인류 발전의 기적을 말하는 것이다. 

<팩트풀니스> P. 77~78


▶ 부정 본능 <팩트풀니스> P.95

그런 식의 생각은 대개 부정 본능 때문이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본능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원인이 작용한다. 하나는 과거를 잘못 기억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언론인과 활동가들이 

사건을 선별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상황이 나쁜데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말하면 냉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팩트풀니스> P.95


▶ 일반화 본능 <팩트풀니스> P.208

사람은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성향이 있다. 무의식중에 나오는 성향이지, 편견이 있다거나 깨우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사고가 제 기능을 하려면 범주화는 필수다. 범주화는 생각의 틀을 잡는 작업이다. 우리가 모든 주제, 모든 시나리오 하나하나를 정말로 유일하다고 본다면 우리르 둘러싼 세계를 무슨 말로 묘사하겠는가. (중략) 일반화 본능은 매우 유용하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왜곡할 수 있다. 실제로는 매우 다른 사물이나 사람 또는 국가를 같은 범주로 잘못 묶을 수 있고, 같은 범주에 속한 모든 대상을 다 비슷하다고 단정할 수도 있다. 

<팩트풀니스> P.213



이밖에도 정말 많은 본능들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아니 반드시, 그 본능들은 우리가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고마운 도구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김없이 그 본능들은 때로는 

우리의 눈을 흐려놓기도 합니다. 

출처 : https://www.pickpik.com/question-question-mark-survey-problem-test-solution-34684

저자는 '세상은 생각보다 살기 좋은 곳이야!'라고 소리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세상은 언제나 각박하고 살기 힘든 곳이야'라고 보게 만드는 우리의 본능들을 인지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앞서의 '세상은 더 좋아졌다'라는 문장을 보고 세계는 온통 나쁜 일로 가득한데 뭐가 좋아졌다는 것인지 입술을 툭 내밀 것이 아니라 '세상은 여전히 나쁠 수도 있지, 그렇지만 예전에 비해서 좋아진 것도 사실이지.'라고 자신의 느낌(세상은 나빠)과 사실을 함께 생각할 줄 아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시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은 언제나 괴롭고 충격적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앞이 막혀 있는 안경을 끼고서 세상을 바라볼 수는 없습니다.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은 언젠간 마주해야 하는 일이고 그 시점은 되도록 빠를 수록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틀렸다'며 올바르게 바라볼 것을 담담히, 동시에 뜨겁게 청했던 

<팩트풀니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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