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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Sep 03. 2020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의 버디 무비

서평 시리즈 #20 : <바이든과 오바마> 

* 본 리뷰는 메디치미디어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미국은 세계 정세의 흐름 좌우하는 세계 최강대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미국의 정치 판도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미국에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오바마' 

아무래도 미국 본토식의 이름은 아닌듯한 이 이름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 텐데요.

버락 후세인 오바마. 

스와힐리어로 신의 축복을 받은 자라는 뜻의 버락, 케냐의 성씨인 오바마. 무슬림이었던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후세인. 이름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이 남자는 훗날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이자 흑인 대통령이 됩니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초선으로 당선되었을 때만 해도 저는 나이가 많지 않은 편이어서 그는 물론 미국 정치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덕분에 대통령이 오바마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부통령이 누구였는지는 뉴스에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텐데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바이든과 오바마>는 미국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오바마와 그의 든든한 러닝 메이트 조 바이든 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버디 무비입니다.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 즉 자유세계의 지도자라고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서 정치적으로는 가족보다도 단단한 결속을 맺어야 했던 두 남자가 어느 순간 인간적으로도 정을 나누고 진정한 '메이트'로 거듭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 같아요. 실제로 추천사에서도 '두 남자의 브로맨스를 다룬 버디 무비이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미국의 선거 제도나 상원 제도, 정치 체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읽을 수 있었어요. 미국 정치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없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오바마와 바이든이라는 인물의 인생을 중심으로 서술된 책이기 때문입니다. 무려 30년을 넘게 상원 의원으로 일하고 있던 베테랑 바이든과 상원 초선에 불과했던 애송이 오바마가 2008년 대선을 맞이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어찌 보면 스릴러물 같기도 해요. 애초에 오바마와 바이든은 경쟁자였습니다. 물론 바이든은 힐러리, 오바마, 에드워즈에 밀려 2008년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하긴 하지만요. 오바마와 바이든이 러닝 메이트가 되면서 벌어지는 정적과의 치열한 다툼, 정치적 동반자이긴 해도 결국엔 정치인이었던 둘의 신경전 등 정치의 진흙탕 같은 본질을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연임 기간 동안의 숱한 이슈를 헤쳐 나가는 둘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오바마, 그리고 바이든이라는 사람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는데 한 번도 제대로 그 사람의 삶을 탐구해본 적이 없더라구요. 오바마 역시 정치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을 취하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어 놀라웠고 그의 철학, 행보,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영감을 불어넣는 것들이었습니다. 바이든 또한 경솔한 언행으로 오해를 많이 사기도 했지만 그의 진실하고 계산적이지 않은 속내를 알아본 오바마에 의해서 부통령이 되고 그만의 개성 있는 길을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 해야 할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대기실에서의 오바마는 그나마 팀원 중에서 가장 차분했다. 그가 엑셀로드를 보며 연설의 가치를 설명했다. 

"연설을 하면 사람들이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거요.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되기 어렵겠지. 하지만 적어도 난 해야 할 말을 한 거예요. 사실,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p.85) 그가 다니던 교회 목사 '제레미아 라이트'의 발언으로 곤란에 빠진 후 연설을 앞두고서. (버락 오바마)


■ 조의 계속된 실수와 버락의 차가운 분노

대선이 임박하면서 오바마의 캠프에서도 말실수가 부담스러웠던지, 전국 매체와 중요한 지역의 경우 바이든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중략)

백악관에 가까워지면서 버락과 조는 어떻게 난관을 헤치고 연대를 공고히 할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깨닫기 시작했다. (중략) 그런데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은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에 줄다리기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이해했으며, 이인자로서의 역할도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 

(p.151~154)


■ 바이든, 참모가 아닌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다

오바마는 바이든의 기여도를 농구에 빗대 설명했다. 이를테면 조(조 바이든)는 '실적 기록판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활약이 엄청난 선수'였다. 오바마의 비유에 따르면 "코트를 뛰어다니며 여분의 리바운드를 따내고 여분의 패스를 하며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는 선수"인 셈이다. 

(p.216)


오바마와 바이든은 지극히 상극이기도 했어요. 차분하고 정제된 이미지의 오바마와 달리 바이든은 부통령직을 수행할 때에도 끝없이 '말실수'를 쏟아내는 인물이었습니다. 덕분에 대통령인 오바마에게도 위기의 순간들이 몇 번씩이나 찾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둘은 서로가 있어야 하는 사이였어요. 인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었구요. 400페이지가량의 꽤나 묵직한 이야기였습니다. 담겨 있는 이야기는 훨씬 더 묵직했어요. 살아가는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었고 진중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적을 동지로서 감싸 안아야 할 때 등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너무나 중요한 순간들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바이든은 이번에 재선에 도전할 트럼프 미 대통령과 격돌할 예정입니다.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 역사에 남을 위대한 인물 중 하나인 오바마와 전 부통령, 현 대통령 후보인 바이든의 브로맨스를 다룬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소재였는데 담겨 있는 내용들이 깊고 유쾌하여 기억에 남습니다. 어쩌면 향후 미국, 그리고 세계의 흐름을 미리 판단할 힌트를 얻은 것 같기도 합니다. 책이 주는 다양한 묘미를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바마와 바이든의 특별한 동행을 다룬 버디 무비, <바이든과 오바마>였습니다. 




* 본 리뷰는 메디치미디어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출처(reference)

1) https://pixabay.com/ko/illustrations/%EB%B0%94%EB%9D%BD-%EC%98%A4%EB%B0%94%EB%A7%88-potus-%EC%A0%95%EC%B9%98-1087032/

2) https://pixabay.com/ko/photos/%EA%B5%AD%ED%9A%8C-%EC%9D%98%EC%82%AC%EB%8B%B9-%EA%B1%B4%EB%AC%BC-%EA%B1%B4%EC%B6%95%EB%AC%BC-516065/

3) https://unsplash.com/photos/oGv9xIl7DkY?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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