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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Sep 17. 2020

어디까지 매달려봤니?

서평 시리즈 #36 : <세상을 바꾸는 힘, 절실함> 장중호

자기 계발서에서 흔히 하는 이야기 중에는 '진심으로 원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라는 말을 흔히 볼 수 있다.

제대로 살기 위해 아무런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던 찰나에 책 속에서 이러한 문구를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며 잠깐 동안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죽을힘을 다해보겠다고 마음먹어본다. 물론 그런 일은 언제나 그랬듯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힘, 절실함>은 우리가 늘 끝내 접근하지 못하는 '절실함'이라는 강한 의지와 동기를 통해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모두의 예상과는 반대로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영국을 새로운 제국으로 건설한 엘리자베스 1세, 70년 만에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국을 만들었던 몽골의 칭기즈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타고난 환경에 의해서 눈 감는 그날까지 반드시 이루고픈 간절한 소망을 품고 절실함으로 노력하게 된 경우도 있지만, 강한 의지가 타고나야만 하는 본성이라면 세상의 모든 책들이 소용이 없지 않겠는가. 절실함을 특정한 계기로 배우고 익혀 패권을 장악한 인물도 있다. 



절실함은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망한다는 3년 차도 기어코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만들고 페이스북과 같은 공룡 기업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절실함을 잃고 방황할 경우 반대로 걷잡을 수 없는 몰락이 찾아오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책에는 절실함을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힘을 잃어버린 대표적인 기업의 이야기도 나온다. 핸드폰 제국 '노키아'와 인터넷 제국 '야후', 전자제품 제국 '소니'이다. 



■ 로마 제국의 절실함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다룬 책 '로마인 이야기'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고 한다. 로마인은 지성에서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5개 민족 가운데에서 더 나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로마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로마인은 그리스인, 게르만족,  에트루리아인, 카르타고인을 모두 복속시키고 1000년의 제국을 세운다.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저자는 '절실함'이라는 책의 키워드에 맞게 정복 전쟁을 비즈니스로 삼았던 로마인들이 절실함을 이용한 사례를 설명한다. 전쟁 포로까지도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 승급을 시켜주고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개방성 덕분에 전쟁에 참여하는 장군들과 용병들은 먼 미래를 바라보고 전투에 절실하게 참여할 수 있었고 로마인들은 이를 잘 이용했다는 것이다. 

■ 칭기즈 칸의 절실한 꿈

수많은 부족으로 분화되어 있던 몽골 민족을 통일한 것은 그 유명한 칭기즈 칸이다. 그가 몽골을 통일하고 나아가 전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 칭기즈 칸의 아버지 예수게이는 다른 부족의 계략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이는 몽골고원 안에 수많은 부족이 갇혀 서로 항상 침략과 약탈을 일삼던 상황 때문이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내전은 끊이질 않았다. 이에 칭기즈 칸은 몽골고원에서 벗어나 몽골인들의 호전성을 밖으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같은 민족끼리 칼을 들이대는 비극적인 일을 멈추고 싶다는 절실함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칭기즈 칸 사후 그의 자식들이 몽골을 4등분 하여 통치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내분이 발생하여 몽골 제국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 노키아는 그렇게 무너졌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40%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던 노키아. 약 10년간의 짧은 전성기 끝에 그들은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하며 막을 내린다.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기업 전체 이익의 80% 차지할 만큼 거대한 기업이었다. 원래부터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의 기업이 아니었기에 국가 차원에서도 큰 목표를 가지고 대량의 투자를 진행한 끝에 휴대전화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애플에서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에도 피처폰의 신화에 갇혀 개발을 멀리했다. 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던 때의 그 절실함을 잃고 허우적댄 결과였다. 


<세상을 바꾸는 힘, 절실함>에는 끈기와 강한 동기 부여, 해내고자 하는 의지 등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 심리적인 요소의 힘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있었다. 또한 엘리자베스 1세의 무적함대 격파, 칭기즈 칸 이야기, 기존 대기업의 몰락 등의 사례는 경제경영 측면에서 다른 요소로도 충분히 분석이 될 수 있는 사례일 것이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와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절실함'이라는 정성적인 요소를 접목시켜 사례를 분석한 점이 새로운 접근이었다. 다만, 절실함이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사례화시켜서 서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그 간절함을 느끼기에는 서술된 정보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절실함'이라는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토대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책의 말미에 관점을 달리하는 법, 절실함을 습득하는 법까지 함께 제공하며 시대를 살아가는 보다 젊은 사람들, 우리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전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50대를 넘기신 저자께서 이제 인생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펜을 드셨다는 말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의 구성이었다. 또한 간절함을 느끼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하긴 했지만, 언제는 간절함을 구구절절 서술하지 않아서 우리가 절실하게 무언가에 빠져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시금, 인생에 대한 양질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당신은 어디까지 매달려 보셨나요? <세상을 바꾸는 힘, 절실함>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메이트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출처 : 

1) https://unsplash.com/photos/v3tdjQVh8Eg?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2) https://unsplash.com/photos/phIFdC6lA4E?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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