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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Sep 25. 2020

'일'과 나를 일치시키는 삶

서평 시리즈 #46 : <리미트리스> 로라 개스너 오팅


마음속 깊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의 크고 작음을 떠나 마음이 괜스레 떨리는 일이 있다. 아무리 힘든 일이어도, 일이 잘 안 풀려도, 벅찬 길을 걸어가도 행복하게 임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이상적인' 바람은 잠시 젖혀두고 일단은 돈을 벌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당장의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그렇게 살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공허함을 느낀다. 채워질 수 없는 공허함. 


<리미트리스>는 '직업'이 아닌 '일'을 자신의 삶과 일치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더 큰 에너지와 연결될 수 있는 '무한대'의 삶을 이야기한다. 하고 있는 일과 나의 관계를 살피며 회의감을 느끼는 것을 줄이고, 일을 통해 더 큰 행복감을 느끼며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 '일치'를 통해서 리미트리는 그러한 삶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 소명


일치할 수 있는 삶은 '소명', '연결', '기여', '통제'를 통해 가능하다. 마치 하늘이 내려준 운명처럼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며 더 좋은 사람으로 키워내는 일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MIT의 학생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내 환경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일 수 있다. 누군가는 어떠한 일을 보고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며 진저리칠 수 있지만 '소명'이라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30년 동안 하고 싶은 일이다. 마음을 울리는 것이 먼저이다.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일, 커리어라는 측면에서 마음이 울리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쉽게 행복에 이를 수 있는 큰 조건이 된다. 


2. 연결


연결은 개인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관 등에 연결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사람은 직업과 일을 통해 사회에 가치를 만들고 싶어한다. 자신의 일을 통해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연결성'은 일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다.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을 더욱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고객과의 만남이라는 연결성은 무척 중요하다. 


3. 기여


기여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반드시 어떠한 거대한 효과를 일으켜야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 기여는 일을 통해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4. 통제


통제는 자신의 삶과 마음을 어떤 한 요소에 휘둘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돈을 많이 받지 않아도 괜찮다. 어느 정도의 돈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적당한 돈이어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된다. 돈이라는 요소가 자신의 삶에 지나치게 큰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마음을 통제하는 것, 또한 반대로 금전적인 부분이 삶을 옥죄어 도저히 깊은 근심에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지 않는 것. 이러한 것들이 통제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의 금전적인 수익은 보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직장에서의 리더십 등 또한 통제의 요소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지나치게 휘둘리는 삶은 정신적인 번아웃을 부른다. 반대로 지나치게 휘두른 리더십은 통제권의 과다로 인해 삶에 대한 만족의 역치를 너무나 높여버린다. 이처럼 무언가를 통제할 수 있는 정도와 능력 또한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식의 성공학, 자기계발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관념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읽은 책에 대해서 대개 좋았던 점과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많이 공유하려 노력하는 편인데, <리미트리스>의 경우 많이 아쉬웠다. 책의 흐름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게다가 서술 방식과 그 예시가 조금은 두루뭉술한 측면이 있어서 쉽사리 마음에 와닿는 예시를 찾을 수 없었다. 책이 조금 더 지루해져도 괜찮으니 책과 독자가 진짜 '연결'될 수 있도록 자세한 이야기들, 친절한 서술이 가미 되었다면 좋은 주제가 훨씬 더 빛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소명을 기반으로 한 커리어의 연결성은 무척이나 의미 있는 이야기이다. 사람은 커리어를 통해서 많은 발전을 한다.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커리어를 찾아야만 하는 이유이다.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매일같이 투덜대며 일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는 사람은 자잘한 업무만 반복하는 기계가 된다. 진짜 기계식 프로그램들, 진짜 기계들은 그러한 작업을 '기계같은 인간'에 비해 수 천만 배는 잘한다. 커리어 측면에서 사람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일치되는 일을 찾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무슨 일을 해도 전반적으로 행복하게 임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표 한장' 가슴에 품고 산다고들 하는데, 일을 할 때 행복하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가. 여기에 스스로가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되고 발전하려 노력한다. 전문적인 직업인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연결을 통한 더 큰 행복과 더 에너지 넘치는 사람으로 향하는 길은 옳다고 본다. 저자의 다음 책은 보다 마음에 와닿는 설명이 있기를 기원한다. 그렇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높여줄 수 있는 진정한 커리어를 쌓는 일에 진심으로 집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본 리뷰는 책방윤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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