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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Sep 29. 2020

투자시장의 승리자 : 지지 않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다

서평 시리즈 #53 :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

먹고 살기 각박한 세상이다. 고소득 전문직이 아니고서는 손에 쥐어 드는 월급만 모아서 집을 사고 부족함 없이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사업을 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경우도 돈을 끌어 모으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녹록지 않은 인생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기에 자본을 불릴 수 있는 다른 수단에 눈을 돌린다. 주식 시장 말이다. 옛날 어른들은 주식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며 도박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요즘 젊은 층에게는 그런 인식은 찾기 힘들다. 대부분 사회 초년생에 속하는 친구들도 모이면 주식 이야기만 하고, 점심시간에 식당 앞에서 줄을 서고 있으면 좀 재밌는 얘기를 나누면 좋을 텐데 슬쩍씩 들려오는 이야기는 죄다 주식 이야기이다. (아침에 확인했더니, 얼마 전 들어간 펀드가 수익률이 잘 나오고 있어서 인생이 즐겁기에 이야기를 꺼낸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이든 펀드이든 은행 상품이든 자본을 잘 이해하고 자본이 자본을 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몇 잘못된 인식들로 '도박'과도 같은 자산 운용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은 이처럼 자본주의가 낳은 위대한 산물인 주식 투자 시장에서의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세계적인 투자의 구루 워런 버핏, 찰스 멍거와 더불어 '월스트리스의 현자'라 불리는 찰스 앨리스가 투자자들에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주식 시장에서 더 이상 패자가 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서두에는 테니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테니스 선수들을 분석한 글을 통해 '승자의 게임'과 '패자의 게임'을 분리한 것이다. 프로 선수와 우리와 같은 아마추어 선수들은 전적으로 다르다. 단순하게 그들의 샷의 승률을 비교해 봤을 때 프로 선수들은 80%를 자신의 포인트로 가져갔다. 아마추어들은 80%의 확률로 포인트를 잃었다. 그들이 실점한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실책이었다. 네트를 넘기지 못하거나 어이없는 범실을 하는 이유였다. 프로 선수들의 테니스는 승자의 게임이었다. 자신이 게임의 결과를 만들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테니스는 패자의 게임이었다. 그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 게임을 결정지었지만 단지 패배로 귀결되는 행동이었다는 것이 다르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지지 않는 투자가 곧 이기는 투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소위 투자 시장에서 지는 게임을 하는 투자자들은 스스로가 지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 시장은 이길 수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몇몇 소수의 예외적인 케이스를 들어 투자자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신중히 결정하고 타이밍을 잘 노리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50년 전이라면 어쩌면 수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투자의 귀재가 주식 시장을 이기는 일이 가능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수는 300만 주에서 50억 주로 증가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거래는 컴퓨터나 전문가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그동안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연간 20만 명 CFA 자격증에 응시하고 있고 12만 명이 넘는 CFA 보유자를 포함 주식 전문가가 시장을 자세히 분석한다는 이유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시장은 점점 더 복잡하고 똑똑하고 빈틈이 없어지는 것이다.


■ 펀드 매니저의 3가지 오류

- 심지어는 펀드 매니저들 또한 자신들의 사명 중 하나를 '시장 이기기'로 규정하는 사람이 많다. 고객의 수익과 자신, 자신이 속한 회사의 수익을 위해 시장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럴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 펀드 매니저와 투자자는 모두 '너 자신을 알라 제발...!'의 오류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역량과 상황 등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자와 펀드 매니저는 진지하고 깊은 상담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이러한 책무를 망각하고 있다. 몇 번의 우연에 의한 성과 때문일지 몰라도 고객과 전문가는 먼저 그들의 상황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 미스터 마켓

찰스 앨리스는 우리가 이성적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미스터 마켓, 즉 시장은 '기후'와 '날씨' 중에서 날씨에 가까운 녀석이다. 적어도 인내심을 갖추지 못한 우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시장은 변덕스러워서 소나기를 뿌려 시장을 폭락시키기도 하고 특정 종목을 로켓에 태워 하늘 높이 올려버리기도 한다. 인간은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은 동물이라 그러한 상황에서 쉽게 '감정'을 주식에 태워버리고 만다.


■ 미스터 밸류

반면 회사의 미래가 담겨 있는 '가치'는 '기후'에 가깝다. 가끔씩 변덕은 있을 수 있어도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성향을 띤다. 좋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회사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고 엔론 등 무언가 구린 속내를 품고 있거나 재무적, 경영적으로 비전이 부족한 경우 가치는 결국 추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미스터 마켓'의 속성을 잘 깨닫고 '미스터 밸류'의 행보를 따라 현명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인덱스 펀드

그렇기에 저자는 인덱스를 통한 투자가 좋은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마음에 새기고 시장 수익률에는 만족하지 못한다며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갈 수도 있다. 그럴 때 어떤 투자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이 담긴 책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친구이다 파트너 찰스 멍거 또한 마찬가지이다. 원한다면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를 자문단을 들일 수도 있다. 그런데, 주가지수는 그러한 투자의 천재들이 연구하고 공부하여 시장에 다양한 정보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인덱스 펀드가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 효율적 시장 가설?

시장은 점점 더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다. 공정정보공시 등의 조치로 인해 그나마 주식 투자업에 종사하는 전문직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페이퍼를 받아 자신의 고객들에게 팔아넘길 수 있는 정보들도 이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물론 현업에 있는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완전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투자론 등의 강의에서 배웠던 것처럼 시장 정보는 주식 시장에 곧바로 반영된다. 단 몇 분의 '타이밍'으로 인해 거대한 정보 격차와 수익률이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그럼에도 가끔씩 시장이 비효율적인 순간은 있다. 허나 그것은 당신의 몫이 아니다. '타이밍'을 기대한다면 실패를 각오하는 것이 좋다.


앞서 투자를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하시던 옛날 사람, 즉 어른들은 사실 우리 부모님이었다. 물론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젊을 적부터 경제적인 공부나 교육을 접할 경우가 많지 않아서 무작정 뉴스 속 투자, 주식에 대한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정보를 많이 접하다 보니 두려움이 보다 크게 형성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나 또한 그러한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투자는 내 인생에 없을 것이며 악착같이 저축 등으로 돈을 모으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결혼도 하고 자녀들 교육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고소득 전문직의 길로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건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여기에 최근 접한 몇 권의 책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본을 현명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알게 되었다. 허나 여전히 주식 시장이니 채권 시장이니 파생 상품이니 금융의 자식들을 나는 잘 모른다. 그렇기에 계속 배워야 할 것이다.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은 그러한 측면에서 또 하나의 좋은 배움터가 된 책이다. 미스터 밸류를 기반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기업을 찾아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투자를 진행하는 법,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법, 나의 자산을 운용할 현명한 전문가를 만드는 법, 나 또한 전문가가 되는 법, 무엇보다 투자 시장을 대하는 현명함을 얻는 법을 가이드해준 책이다. 이 책이 정답이라고는 볼 수 없겠지만 마음에 새겨야 할 훌륭한 투자의 조언들은 분명 많이 담겨 있다. 그와 같은 조언들이 나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부의 사다리를 열심히 거슬러 올라가 경제적 자유에 다다를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투자의 세상에서 승자로 살아남기,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중앙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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