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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이어서)
기록학자인 김익한 교수는 5분 또는 10분 간의 휴식을 의도적으로 하루 곳곳에 배치하라고 강조한다. 그 말을 듣고 하는 일 중간중간에 10분의 휴식을 끼워 넣었다. 실행에 옮긴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글을 읽는 분들은 쉬는 게 뭐가 힘드냐며 의아한 표정을 지을 것 같다. 내가 말하는 쉽지 않은 휴식은 다분히 인위적이다. 그러니까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니다.
내가 쉬려는 타이밍에 맞게, 휴식답게 휴식하고, 계획한 시간만큼만 쉬려면 자기 통제 능력이 필요하다.
첫째로 내가 쉬려는 타이밍에 맞게 쉴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50분 쉬고 10분 쉬는 걸 목표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업무 강도나 몸 상태에 따라서 20분도 집중하지 못하고 쉴 때가 있다. 또는 '10분만 쉬자' 해 놓고, 5분만 더, 5분만 더... 하다가 1시간 넘게 푹 쉴 때도 있다.
둘째로는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무언가에 2시간 넘게 몰입하다가 쉬는 시간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쉬는 시간을 잊어버릴 정도로 내가 집중을 하다니! 휴식을 못 해도 기분은 엄청 좋다. 하지만 하지만 의도적으로 쉬지 않으면 금세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야가 뿌옇고 어질어질하다. 에너지가 고갈돼 머리에 김이 나는 것 같다. 그러니까 휴식 없이 100%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더라도,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므로 효율성은 점차 떨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휴식답지 못한 휴식을 취할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PC로 엑셀작업을 하다가 10분의 휴식이 주어지면, 재미있는 유튜브 영상을 본다. 이것은 올바른 휴식이 아니다. 뇌는 영상을 처리하느라 여전히 바쁘다. 분명 쉬었다고 생각했지만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그러니까 세 가지 경우 모두 내 계획에서는 벗어난 휴식 방법이었다.
이제는 10분 간의 휴식시간에는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듣거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집안을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멍을 때린다. 눈을 감고 좀 전까지 내가 했던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몰입을 위해 적절한 휴식을 취한다는 건 모두 나를 위한 일이므로, 쉬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여전히 시행착오 중이지만, 이렇게 휴식하면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내 하루를 핸들링하고 있다!' 오늘 할 일을 적을 때의 기분처럼 말이다.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