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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하는 서울의 남도 지명 맛집   

해물로스 '진도집'ㆍ참꼬막 '순천집'ㆍ갈매기살 '광주집'

남대문 50여 년 노포 해물요리 전문점 ‘진도집’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참꼬막 전문점 ‘순천집’ 

돈의동 먹자골목 갈매기살구이 전문점 ‘광주집’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그리 크지 않아서 지리적 조건상 유사한 생활권이어서 음식문화 형성과 발전도 비슷한 양상을 띠지만 내륙과 해안, 도서지방 등 지리적 특성에 따라 음식 문화의 차별성이 나타난다.      


흔히 남도라 하면 경기이남 땅인 충청, 경상, 전라도 삼도를 가리키지만 음식에서는 특별히 전라남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남도음식은 갖은양념을 다 넣어 조리해 맛뿐만 만 아니라 음식의 색, 담음새, 상차림 등의 조화를 중시하고 이를 남도음악과 함께 음미하는 음식문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는 지리적으로 북으로 금강을 경계로 충청도와 접해있고 동쪽으로는 소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와 맞닿아 있다. 또 전라도 내의 노령산맥이 전남북을 갈라놓는다. 전라남도는 지리적으로 나주평야 등의 풍부한 곡물과 남해, 서해의 청정해역에서 얻는 해산물, 맑은 물과 울창한 산림의 낮은 산악지대에서 나는 각종 산채 등 다른 지방에 비해 음식 재료로 다양하다. 이와 함께 지역 주민의 후한 인심과 대물림 손맛으로 남도음식이 풍성하게 발달했다.      


남도음식은 기후가 따뜻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보관상 이유로 다른 지역 음식에 비해 짠맛과 매운맛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해안지역을 중심으로는 젓갈이 발달했고 내륙은 산채 나물요리와 영산포 홍어 같은 삭힌 음식 문화도 특징이다.      


7일 부터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열려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여수 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다.

남도음식 문화는 축제를 통해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름 하여 ‘남도음식문화큰잔치’다. 올해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여수 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 특징은 매 3년마다 남도 지역을 돌아가며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균형 있는 향토음식 계승과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남도의 맛! 세계를 잇다!’를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도 겸해 열린다. 학술세미나에서는 △남도전통음식문화의 발전과 미래비전 △K-FOOD의 원형인 남도음식의 브랜드 향상 방안 △남도음식의 산업화 추진과 국제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필자도 ‘남도음식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남도음식토크 시간에 발표자로 참여한다.       


세미나는 재단법인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주최하고 한국축제포럼, 한국-필리핀축제문화교류협회가 주관하며 전라남도, 여수시, 농림축산식품부,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한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면서 이번 칼럼은 서울에서 남도 지역명 간판을 내걸고 장사하는 음식점 몇 곳을 소개한다. 참! 시간 되시는 독자께서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축제에 꼭 한번 가보시길 권한다.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축제다.              

자연의 맛 그대로 먹는 해물로스

    

‘진도집’의 주력 메뉴인 해물로스

해물로스가 주력인 ‘진도집’은 중구 회현동에서 북창동 먹자골목으로 이전했다. 현재 위치한 곳은 과거 점포 앞으로 창동천이 흘렀던 곳이다. 창동천은 중구 남창동 남산 서쪽 기슭에서 발원해 시청 앞을 지나 무교와 소광교를 거쳐 청계천에 합류하는 물줄기다. 조선시대 세곡을 관리하던 선혜청 곡물창고가 있던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진도집은 1969년 문을 연 54년 된 노포다. 처음에는 대복집이란 간판을 내걸고 해물잡탕 전문점을 했다. 당시로선 보기 드문 음식이지만 남도의 풍성한 해물 식재료를 활용해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20여 년간 해물잡탕을 주력하다가 해물로스구이를 개발해 메뉴를 새 단장한 것이 주효했다.      


해물로스구이는 키조개 관자, 새우, 새조개, 참소라, 소갈빗살, 양파, 파프리카, 표고버섯 등을 철판에서 버터구이로 해 먹는 요리다, 요즘은 새조개, 전복, 문어숙회 등이 제철에 맞춰 바뀐다. 재료에 따로 양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가성비가 좋지는 않지만 맛을 보면 무릎을 치는 곳이다. 점심메뉴로는 주꾸미 볶음과 고르곤 졸라 피자 조합 메뉴를 많이 찾는다.      


꼬막 철 되면 문전성시 이루는 식당

‘순천집’의 대표 메뉴인 참꼬막.

노량진 유한양행 빌딩 옆에는 오피스텔빌딩이 들어섰다. 빌딩이 들어서기 전 나지막이 있던 남도음식전문점 ‘순천집’은 빌딩 2층으로 들어갔다. 옛 정취는 사라졌지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이곳은 벌교 참꼬막이 유명한 곳이다. 데친 참꼬막 껍질을 제거하면 새까만 멍울이 보이는 데 이는 다른 꼬막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의 세 종류로 나뉜다. 부채꼴 모양의 방사륵으로 구분된다. 참꼬막은 17~18개, 새꼬막은 32개, 피꼬막은 40여 개다.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이듬해 봄 알을 품기 시작하기 전까지가 가장 맛이 오르는 시기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참꼬막이 가장 맛있을 때가 온다는 의미다.      


양념장 없이 그냥 먹어야 남도의 뻘 맛과 바다 향을 느낄 수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순천 지역 꼬막 양식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을 보아 약 180년 전부터 꼬막을 양식했음을 알 수 있다. 순천은 해안지대는 해안선이 길고 경사가 완만하여 꼬막, 새꼬막, 바지락, 맛, 우럭, 소라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조개류 양식 어장의 적지로 특히 꼬막 양식 기술이 발달했다.      


새조개와 갯장어(하모) 샤브도 이 식당의 주력 계절 메뉴다. 새조개는 겨울에서 봄까지, 갯장어는 6~8월까지만 판매한다. 전어회·무침·구이는 가을 한때, 간재미 초회는 겨울에서 봄까지만 내놓는다.      


가을밤 야장서 고기굽기 좋은 식당   

   

‘광주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갈매기살

종로3가 인근 돈의동 갈매기살 골목에 위치한 ‘광주집’은 갈매기살 구이 전문점이다. 갈매기살은 돼지의 갈비뼈 안쪽 횡격막 부위다. 횡격막은 포유류의 배와 가슴을 가로로 나누는 막이라서 우리말로 가로막이라고 한다. 갈매기살은 가로막에 붙어 있는 살로 가로막살인데 관련업계 업자들이 쉽게 부르는 과정에서 갈매기살로 정착됐다는 설이 있다. 다른 하나는 부위 모양이 갈매기를 닮아서 생긴 이름이란 소리도 있다.        


갈매기살은 삼겹살보다 뒤늦게 국민들 입맛을 사로잡았다. 갈매기살은 손질이 번거롭고 수율이 좋지 않아 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값이 싸고 담백한 맛이 좋아 서민들에게 인기가 좋은 메뉴가 됐다. 돈의동 갈매기살골목은 야장이 발달돼 있어서 이 무렵 골목 초입을 들어서면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광주집’을 비롯해 고창집, 통돼지집, 노들집, 미갈매기살 등이 있다     


서울에는 돈의동과 함께 갈매기살을 전문 점포들이 몰려 있는 곳이 또 있다. 마포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서울 가든호텔 뒤 마포 삼성아파트 앞 골목이다. 이곳에는 장수갈매기, 부산갈매기, 마포부자갈매기 등이 유명하다. 서울서 선전하는 남도 지명을 가진 음식점 몇 곳을 소개했다. 물론 이들 말고 유명한 음식점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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