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찻길 따라 시공간을 잇는 서울 역사’ 답사·아카이빙 진행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문화지평은 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전찻길 따라 시공간을 잇는 서울 역사’를 완수하고 18일 최종 실적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문화지평은 지난 4월 초부터 7월까지 총 8회에 걸친 옛 전찻길 따라 서울 동서남북을 누비는 답사와 답사기 아카이브를 진행했다. 또 관련 책자를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1898년 첫 전차 부설과 이후 늘어나는 전차선에 따른 서울 시민의 생활과 도시 경관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문화지평에 따르면 전차는 근현대 서울의 주요 교통수단으로써 획기적 시간 단축으로 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답사에는 김태휘, 배건욱, 전상봉, 한이수 해설사 등 사·문화, 자연·생태, 산업·관광 등 각 분야 전문성이 높은 역사문화해설사들이 나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해가 쉽게 설명했다.
첫 노선인 서대문과 동대문을 잇는 중앙선과 동대문서 청량리를 잇는 홍릉선, 종로~구용산을 잇는 용산선, 서대문~마포를 잇는 마포선, 구용산선과 신용산선, 을지로와 왕십리를 잇는 을지로선(황금정선), 광화문선, 안국동선, 태평통선, 영등포선, 돈암동선을 차례로 답사했다.
문화지평은 답사에는 모두 180명의 시민이 참석했고 이는 예상인원보다 20명이 많은 숫자라고 밝혔다. 그만큼 시민들이 옛 전찻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마지막 전차가 1968년 폐선됐기 때문에 전차를 탄 기억을 가진 시민들이 꽤 많았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60대 여성 참가자는 “6~7세 무렵 어머니 손을 잡고 남영동에서 새문안으로 가는 전차를 탔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60대 남성은 “5~8세 때 노량진부터 제기동 외갓집까지 전차를 타고 갔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엄마한테 전차비를 타서 걸어서 집에 오고 그 돈으로 군것질했던 그리운 학창시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대부분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며 반가워했다. 일부 참석자는 답사코스가 길어서 힘들었다는 지적을 설문지에 남기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총괄한 도시인문기획자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는 “이번 답사를 통해 시민들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레트로 감성을 깨우고 도시 발전에서 전차가 가져온 생활변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수 있었다”며 “특히 전차로 인해 궁궐과 사대문 훼철 과정을 들으면서 문화재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고려대 문화콘텐츠전공 안남일 교수는 “대한제국기 전차 도입은 일본 도쿄보다 빠르고 세계 최초 전차 개통인 1881년에 비해서도 그리 늦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종의 근대로의 도시개조 의지가 강력하게 담긴 산물이었다”며 “문화지평의 이번 답사는 사라진 것에 대한 기억의 복원과 도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지평은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2016), 역사도시 서울답사(2017), 서울 구석구석 톺아보기(2018),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진피답사(2019), 서울미래유산 시장 관광자원화 아카이빙(〃), 서울 첫 종교건축물과 주변 근대 건축물 답사‧아카이빙(2020), 물길 따라 점·선·면으로 잇는 서울 역사(2021), 김중업과 김수근, 현대건축 1세대 궤적을 쫓아서(〃),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근대건축 테마답사(2022), 조선왕릉 40기 프롬나드(〃) 등 사업을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도시역사인문콘텐츠개발 및 디지털아카이브 전문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