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죠제, 그리고 나
‘죠제, 그리고 나’에는 힘겨웠던 과거의 내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처음 소개된 꼴라쥬 ‘메라헤페트’처럼 베이스에는 당시 나의 정서나 무의식을 반영하는 컬러들을 여러겹 쌓았습니다. 레이스는 누덕 누덕 나의 상처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붉고 어두운 실들은 내 정서를 표현하고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밝은 실들은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의미합니다. 바닥의 아래 비즈들은 제가 흘린 눈물, 그리고 저로 인해 성령님이 흘린 눈물이며 위에 멈춰버린 시계는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해결 과제가 있음을 얘기하지만 그 시계 옆 깃털들이 결국엔 내가 그 미해결 과제들을 해결해 날개를 달고 자유해 질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죠제, 그리고 나라는 제목은 영화 ‘죠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따온건데요. 장애를 가진 죠제가 할머니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신의 집에 오고가던 사회복지사 남성과 사랑을 하고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그 남성은 죠제의 장애가 무겁게 여겨졌고 결국 헤어짐을 선택했다고 생각됩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애인과 함께일때 생선을 2마리 굽던 죠제가 헤어진 후에도 생선 한마리를 구우며 살아내는 것을 보고 스무살의 저는 그 장면이 무척 선명하게 남아 있었어요. 할머니는 죽게되고 애인은 나를 버리고 떠난 상황에서 죠제는 장애를 지닌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나는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에 요동하고 삶을 쉽게 포기해 버리고자 했는데 나와 달리 죠제는 참 강직해 보였거든요. 그래서 나도 죠제처럼 살아내고 싶어서 당시에 ‘죠제, 그리고 나’라를 문장을 기록했었고 그 기록을 이 작품의 이름으로 붙였습니다. 힘들어도 결국 살아가던 죠제와 그렇게 될,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된 나를 생각하면서요.
[ 종이에 혼합 /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