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려워 하는 것
마음이 축축하다.
결심하고 행한 일이지만, 그 일로 아직 정신적 외상에서 완전히 벗어난것도 아니고 앞으로 가야하는 부분에서 내가 겪을 상황도 녹록치 않고 공유하고 공감할 이도 주변엔 없기 때문에 더 마음이 축축하다.
그래서 어젠 흐트러졌고,
꿈은 그런 나를 정확히 보여줬다.
흐트러져 넘어져 나하나 추스리지 못하고 있으니 누군가가 다가와 손을 잡아줬다.
가끔 천사들이 구약에서 나그네형상을 하고 오듯 내 꿈에도 그런데
손을 잡고 날 흐트러지게 한 것들이 뭔지 보여줬다.
다가가 바라보니 별거 아닌 것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느끼며 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새벽 5시에 눈이 떠져서 흩어진 것들이 뭔가 다가가 바라보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정신적 외상은 힘든 일이 분명하지만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은 진짜 거대한 것인지 생각한다.
최소한, 나보다 두려움을 거대하게 만들고 싶진 않다.
흐트러져 주변의 소중한걸 바라보지 못하고 지키지 못하던 때로 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더이상 데미지를 입게 무방비하게 상황과 감정에 날 맡길 생각이 없다.
난 날 추스르고 난 나와 소중한 것들을 보면서 이 두려움에 쫄지 않을거다.
진짜 두려운건 별거아닌 것들이 내 발목을 잡게 놓아두며 쫄아버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20111125.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