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거기가 끝이 아니었어. 젠장.
지금, 사실 가족에게 기대거나 의지할 상황이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 안에서 폭 안겨있는 걸 눈을 감고 떠올린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하지 않고 있고, 그저 내가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만 힘겹게 조금 꺼낼 뿐이다.
그럼 오빠는 그걸 가만히 들으며 “응.” “응.”이라고 대답해 준다.
엊그제는 오빠조차 이 상황이 마음이 힘들다고 했다.
마음이 힘들데. 그래.
우리 오빠도 힘들 마음이 있는건데, 그런 표현을 생전 처음 들어봐서 적잖이 당황했다.
오빠도 힘든 상황이니 지금 이 상황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나의 마음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다.
감당하기로 했고 감당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감당이 쉬운게 아니지.
어젠 힘들어서 입을 다문채 가라앉은 에너지를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들기 전 항상 오늘 가장 즐거웠던 것을 별에와 이야기하곤 하는데
어제 난 별에가 그 작은 손으로 안아주며 토닥토닥 거려주며 “엄마는 뭐가 힘들었어?” 하고 묻는데
그 질문에 그냥 눈물이 났다.
아이품에 안겨 울고 위로 받으며 깊고 단 잠을 자고 일어난 후
아직 끝나지 않은 것들을 떠올리고 처리해야 할 것들을 처리하며 시간을 기다린다.
오지 않은 시간들 말이다.
언젠가는 이런 것들이 끝이 날 시간
상황으로 인해 정서와 기억이 엉켜 뒤범벅되고 가치관과 신념, 자존감에 리스크를 입으며 수행해야 할 것들을 다 수행해 더이상 이 모든 것들을 겪지 않아도 되는 그 끝의 시간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을 수용해서를 넘어 가치로운 싸움이라면 내가 좀 나아갈 힘이 있었을까?
아니면 가치로운 싸움인데 나만 모르고 있는건가?
나에겐 현재 가치보다 현실의 무게가 커서 상황을 수용하고 있기에 입는 정서적 상해가 있다.
눈을 뜨고 어제보다 질량은 가벼워 졌지만 나는 여전히 힘들어서
눈을 감는다.
힘이 될 만한 것들을 떠올린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건 정재성이다. 그리고 하나, 둘, 나의 아이들이 떠오른다.
그래, 가족이 있다. 지금도 결국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닌가?
지켜낸다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현명하게 지키는 방법도 몰랐지만 나의 모든 이성과 본능은 지켜야 한다에 힘과 마음을 모았고 그 시간이 헛되진 않았다는 듯 이렇게도 잘 지켜졌다.
그 안에는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있어서 우리 모두를 만졌다고 난 믿는다.
그러니 상처만 받지말고 지켜야 할 대상들을 생각하자.
나는 너와 싸우고 있는게 아닌 지켜내야 할 것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