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출근

AM 2:30

by 김혜진

새벽 두시반쯤
배위로 올라와 칭얼대는 별에의 기저귀가 묵직하다
졸린눈 비벼가며 아이의 엉덩일 깨끗히 씻겨주고 보송보송 말리며 기저귀를 간다
아기도 나도 잠이 덜깬 상태지만
기분좋게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난 눈을 베시시 뜨고서 아기를 보고 웃는다
아기도 눈을 베시시 뜨고 날 보며 웃는다
그리곤 별에는 다시 젖을먹고 언니들 사이에서 잠이든다

아, 나도 다시 잘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어젯밤 도시락 준비를 하지않고 잠든게 생각난다
반찬 하나,둘
그래, 그거 있으니까. 그냥 자자 _ 했다가
그래도 여보가 국을 좋아하니까 국을 끓여야지 _ 하며 몸을 일으키는것
그렇게 불편함이 건강함을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힘이나

국을 끓이는김에 숲에가 싸갈 반찬도 더 만들고 못다한 집안일도 하고
수박도 잘라두고 녹즙도 준비해두고
행주까지 탁탁 털어 말리고 나는 다시 퇴근
그때가 새벽 4시 15분

일기를 하나쓰고 잠자리에 들어야지

지금은 아내라는 자리에서
그리고 엄마라는 자리에서
지겹도록 반복되고 특별할것 없는 일상적인 수고로움들 이지만
그래서 귀하다

그 자리 그 곳에 있어줘서

내 자리를 작게 여기지 않는 내가 있고 가족이 있다

(이제 퇴근합니다. 퇴근 하자마자 곧 출근시간이 오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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