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았더라고
뒤늦게 시작한 공부
내가 원하고, 필요하다고 느껴서 시작한 공부이기에 35에 시작했지만 싫지 않았다
오히려 나 자신이 기특했다
그런데 뭐든 적기성이 있는데
아이를 셋 낳은 30대 중반의 나는
공부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작년엔 뜰에도 별에도 모두 데리고 있어서 밤에 잠깐 겨우 강의 듣는게 다였고
시험기간 몇주간의 주말만 공부를 했다
더 정확히는 공부하는 법을 배워갔다고 하는게 맞는것 같다
그렇게 1학기는 반액장학금을 받았지만 2학기땐 총점이 1학기때보다 조금 안좋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안좋았다
올해는 뜰에가 학교에가고
별에만 데리고 있으니 별에가 낮잠을 자거나 밤에 잠들면 공부를 시작했다
아직도 난 나한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중이고
작년보다는 책상에서 날 알아가는 시간은 확실히 줄고있다
하지만 공부해도 공부일기를 쓰며
그날 그날의 테스트를 해도 10%정도만 기억에 남아있는다
그럼 난 공부일기에 기억하지 못한것들을 복습하고 잔다
이 방법은 진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4시간까지
바로 다음 진도를 나가고 싶은 충동을 참고 한번 더 배운것을 본다는 심정으로 하고있다
2학년땐 못해도 교재를 4번은 보고 시험을 치르고 싶은데
환경은 또 언제 날 공부만 하게 두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공부를 하며 관심사가 넓어지고 깊어지는게 가장 큰 기쁨이다
1학년때는 평생 싫어할 줄 알았던 역사에 재미를 붙었고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한 계기가 됐으며 세계정치의 흐름을 읽을줄 알게됐다
2학년인 지금은 동서양의 고전 덕분에 고리타분해서 평생 안볼거라 생각한 고전을 방학때 읽기로 마음 먹었다
성적이란 내 뜻대로 나와주지 않을지도 모르고 성적장학금을 못받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렇게 하나의 관심사가 내것이 되는게 진짜 공부가 아닐까?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현실상
깊이있게 사고하고 토론하며 공부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특히 나같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외우질 못하는 사람은 더욱 힘들지만
난 성적을 위해서만 달리지 않는 내 공부법이 좋다
그래도 좋은 성적이 나오면 좋으니
레포트를 작성하고 방학을 이용해 깊이있게 공부하지 않는 보통의 날들은
보고, 또 보고, 또 보기로 했다
그리고 본것을 혼자 강의하듯 떠들며 복습한다
그러다보면 이해되지 않던 것들이 이해되는게 신기하다
머리가 번뜩여 쓱 봐도 딱 알아버리는 사람이 못되지만
노력하는 내가 좋다
지칠때면 공신닷컴과 공부의왕도를 보며 다른 어린 학생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지쳐도 다시 일어나 또 노력하는 엄마를 보며 딸들도 넘어져도 일어나 다시 노력한다
수학을 못하던 숲에에게
"늦지 않았어. 공부는 재밌어 하는 사람을 이길수 있는 사람은 없어. 모르면 묻고 또 묻고 내가 왜 틀렸는지를 생각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해,숲에야."라고 말해준적이 있다
공부 잔소리 하는 타입이 아니라 위로 차원에서 한 격려였고
숲에는 1년간 공부하는 엄마를 지켜보더니
자신의 공부 문제점이 무언지 요즘 알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수학이 재밌고 잘하게 되었다며
"엄마, 엄마가 늦지 않았다고 해서 힘을 얻었어."라며 웃는 숲에를 봤다
문제점을 알아내고 잘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넘어지고 일어서더니 아이는 그런 자신이 기뻐 더 열심이다
성적보다 중요한 과정을 배우고 있는
숲에도, 나도, 뜰에도
우리 모두 기특해 :-)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