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

상처가 치유되고 있어

by 김혜진

숲에가 쭈뼛쭈뼛 우리 방안을 나가지 않을때 왠지 들어줘야 할 얘기가 있을것 같았다
금요일부터 몸이 급격히 안좋아진 나는 오랫만에 여러 통증에 시달리며 아이들이 방에 들어 오는것조차 힘들어했다
그래도 왠지 그 눈치빠른 아이가 엄마 힘든데도 이러는걸 보면 더는 밀어내면 안될것같아 숲에보고 옆에와 누우라고 하고 얘길 듣는데
숲에가 답답하다고 울었다
4월쯤부터 즐거운 순간도 답답하다고 자기 삶이 무겁게 느껴지고 세상이 좁게 느껴지고 자기 삶을 버리고 싶다고
아무리 컸다해도 11살밖에 안된 아이가 느끼기엔 무거운 마음이였다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기도를 해줬다
"하나님,우리 숲에가 왜 답답한지 저는 잘 모르지만 하나님은 다 아시죠? 하나님 숲에가 왜 답답한지 알고 치유되게 해주세요. 숲엘 위로해 주세요."

아빠와 단둘이 데이트로 자연드림을 다녀온 후에 즐거워 보이길래
"숲에 지금도 답답해? 엄마가 보기에 숲에 즐겁고 안답답해 보이는데"라고 물으니
"응. 즐겁지만 답답해. 이유를 모르겠어."라고 한다

저녁을먹고 여보의 배려로 이사온 후 처음으로 우리가족 다같이 산책을하며 신나게 웃고 달리고 천변의 운동기구를 서로 해본다며 깔깔거리고 까만하늘에 웃음을 뿌려댔다
집으로 돌아와 난 잠시 엄마랑 얘길하러 1층에가고 여보는 담배피러 옥상에 갔다 왔는데 돌아오니 숲에가 그런다

"엄마, 나 내가 왜 답답한지 알았어. 우리 다같이 산책가서는 안답답했어 그런데 돌아와서 엄마도 아빠도 없고 나니까 갑자기 '아, 아까 그 행복이 헛건가?' 그런생각이 들자 답답했어."

마음이 쿡 아팠다

아이는
가족과의 행복이 또한번 깨질까 두렵고
아이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다

우린 물론 늘 함께한다
그렇지만 같은 공간에서 당연하게 일상을 영위할뿐 난 3월 중순 개강이후로 여보는 새직장에 적응하느라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다같이 하지 않은채
바쁨 속에서 일상을 흘려보냈고
난 대부분의 날들을 공부,육아,살림에 지쳐 엄마로서 중심을 잡지 못한채
"엄마 힘들어. 엄마 쉬고싶어. 엄마 쉴게 너희들끼리 놀아."라는 말을 반복해온게 깨달아졌다

아이는 그동안 외로웠고 외로워지자 지난날의 상처가 건드려지며 불안했고 불안함의 이유를 모르니 답답했던 거다

예전에 다들 힘들었을때 친아빠에게 울며 얘길하면 힘든 친아빠도 아일 받아줄 힘이없어 아이가 울며 얘기하는걸 싫어했다고, 그래서 자긴 지금의 아빠도 그럴까봐 울면서 얘길 못하겠다고 얘기하며 울었던것도 모두 비슷한맥락에서 나오는 고통이였다

답답함의 원인 즉 불안의 근원을 알게된 숲에에게
"숲에야,엄아가 전에 얘기해준 것처럼 그전의 상처를 지금의 가족 지금의 아빨 통해 하나님이 숲엘 치유해주고 싶어서 숲에 상처를 아시고 숲에가 답답함을 느끼게 해주신거야. 분명 그 상처들이 치유될거야. 엄마도 그랬거든."
아이는 맑고 개운한 눈으로 홀가분 하다는듯 날 바라봤고
하나님이 주신 단순하고 유쾌한 기질을 가진 내 여보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얘길 들으며 혼자서 크게 심각하지 않은채 숲뜰이가 잠들기 전까지 베게싸움을하고 잡고 잡히며 깔깔 거리다 잠이 들었다

난 날 치유하신 하나님이 우리 아이들을 치유시키기 위해 그전부터 일하고 계셨던걸 안다
드디어 하나님의 일하심이 우리가 볼 수 있게 수면위로 올라왔고
덕분에 여보와 난 부모로서 우리가 이순간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별할수있게 해주셨다

아이에게 미안하다
원치 않은 큰 상처를 줬던것
그리고 힘들고 바쁘다며 거리를 둔 시간들
하지만 그 미안함은 죄책감이 되어 날 누르지 않는다
가족과 아일향한 사랑에 새로운 가지가 자라 새잎이 하나 더 돋아나게 된거다

하나님의 기도응답을 느낄수 있던 소중한 우리의 하루가 지나간다


예수님이 계셨기에
그 힘들다던 재혼가정인 우리가족은
삶의 희노애락들을 평안하게 지나갈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전보다 따스할 수 있는것도 하나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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