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되었던 것을 시작하려해

리온에 학교

by 김혜진


똑.똑.똑. 비가온다

비가오니 축축해서 싫지만, 비가오면 생명들이 자라나 있을거라는걸 알기에 비가 감사하다.

그렇게 지금 우리도 그렇다고 생각해.


난, 자라면서 제도권 교육을 힘들어했다.

우리때는 '인권'이란 단어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학생들을 인격체로 대해주는 선생님도 거의 없었다.

성적으로 등급이 매겨졌고, 혹은 그 집안의 배경으로 등급이 매겨졌다.

무엇보다 나는 아침일찍 일어나는게 너무나도 힘든데 아침일찍 일어나 종일토록 학교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게 유난히 힘들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 부적응자 같은게 아니였을까-

그때 나의 부모님이 홈스쿨 이란걸 인지했더라면 엄마,아빠는 홈스쿨을 해줬을지도 모르겠다

막혀있는 분들은 아니셨으니까


그렇게 공교육을 힘들어 하던 내가 공교육을 싫어하던 시기를 지나

나의 자녀를 공교육에 보내고 나니 막상 괜찮은점이 꽤 있었다.

어딘가든 무얼하든 잃어버리는것은 있기 마련이고 그리고 취하는것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어떻게 그 과정들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나가느냐의 몫이 나는 크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에 공교육에 큰 불만은 없었다.

알림장 같은걸 보는게 좀 번거로왔을뿐,


그렇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른 시선으로 홈스쿨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내가 묵상이 되기도 했지만 뜰에가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Home이 School이 된다는걸 막상 상상해보니 아이들보다 내가 숨이 막혀왔다

두렵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를거 같았다

그러나 자꾸만 그 마음이 지워지지 않아서 기도했고 결국 우리는 오랜 고민과 기도끝에 홈스쿨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학교에 이야기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 과정들을 지나야하지만

하기로 하였으니 이젠 하나씩 밟아나가면 되는거야


처음엔 구름처럼 잡히지도 않고 안개처럼 뿌옇게 막연했던 것들이

기도하고 말씀보고 공부하다 보니 조금씩 길이 보이고 있고

나는 이 보이는 길 속에서 많은것들을 한꺼번에 하지 않고 그 중심을 들여다보며

하나씩 우리의 속도대로 밟아나가려고 한다 때로는 조금 빠를테도 때로는 느릴테고 때로는 후퇴같이 느껴지는 날들도 분명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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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태풍 덕에 내리는 똑.똑.똑. 빗소리를 들으며 축축한건 정말 질색이 되어버렸지만

(특히나 빨래가 눅눅한건 너무 별로야)

이 비가 지나고 생명이 지나가는 것처럼 지금 우리도 비를 맞아 성장한 저 생명들처럼 성장할것 같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렇게 빗소리와 함께 나와 아이들은 우리만의 학교의 이름을 정하고

학교란 표현보다 다른 표현을 찾고 싶지만, 여찌되었든-

또한 배우고 싶은것들을 적어내기 시작했다

이것들도 하나씩 차근차근 우리의 속도에 맞춰서 해야지 마음먹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내 수첩에 옮겨적었다


여보와 공유하기 위해 그리고 나도 기억하기 위해 우리의 School Lione 의 목표와 정관, 수업계획 같은것을 노트북에 적어내려가는 오후를 보냈다.

유아교육학과에 다니며 활동계획안을 작성한게 이런식으로 도움이 될지는 정말 몰랐다.

참으로 놀라운건 하나님과 함께한 후 내 인생은 어떤것도 버릴것이 없는 인생이 된 느낌이다

그게 설사 좀 찌그러지도 못난모습이라 할지라도 말야.


그렇게 지금의 우리도 앞으로의 우리도 버릴것 없는 인생이 될거라 믿으며

오늘의 하루, 그리고 우리의 과정들을 기록해 나가려고 한다.


우리의 이름은 'School Lione'

'리온에'란 이름의 학교를 시작한다.


어쩌면 이미 가정 속 우리의 삶 속에서 시작되고 있었을 그것을.



#기독교홈스쿨 #홈스쿨 #Shyar #샤르

#리온에학교 #SchoolLi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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