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당신

관계와 시선 사이의 공간

by 김혜진

어제 정말 한참을 정재성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해봤다.

여전히 내남편은 나랑 대화코드, 개그코드도 맞지않고 사람들 속에서 나에 대해 얘길할때 그의 대화법은 진심 내가 힘겨워하는 지점이기도 하고 평소 이해하기 힘든 대화법이다.
그래서 부부가 같이 누군가를 만나고오면 난 그 익숙치 않은 대화패턴에 의도치 않게 방어적 혹은 공격적이 되며 피로도가 엄청 올라가고 알 수 없는 서러움에 쌓이기도 한다
그런순간을 건강하고도 솔직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불편한 페르소나를 마주하고 난 후 절망 비슷한걸 느끼게 되는거 같다
이게 처음엔 남편탓이라 여겼는데 곰곰 생각해보면 부딪힘이 오는 내 영역의 무언가가 있는거 같다

의도치 않게 상황과 감정을 느끼다가
별에가 갑작스레 아끼는 인형 토순이를 (늘 얘는 갑작스럽게 아끼고 갑작스레 흥미를 잃는다) 잃어버려
슬퍼하는데 여보가 별에에게 토순이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냥 하는 말이거나 나중으로 미룰 일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는데 늦은 저녁까지 그 좋아하는 자유시간을 인형만들기를 검색하고 재료를 찾아 한참을 바느질을 해서 결국 토순이 아닌 토순이를 만들거 보자 머리가 멍해졌다

그는 언어적소통에는 약하지만 행동으로 감정을 채워주는 사랑엔 능한 사람인걸까?
아니면 언어적소통이 약한게 아니라 단지 나랑 코드가 안맞는것 뿐인가?
공감이나 소통, 행동으로 사랑받은 경험보다 생존과 생활에 관계된 일상을 사랑만큼의 감정은 아니지만 그 비슷한 무언가로 여기며 살았던 그가 이런행동이 가능하게 한건 뭘까?

그날 그와 나 타인들 속의 관계속에서 내가 느낀건 절망과 서러움 이었지만 그와 나 그리고 자녀들 속에서 내가 느낀건 절망과 서러움을 초월하는 자상함 다정함이었다
전자는 언어적인것 후자는 비언어적아 것으로 말이다

그냥 나와 뭔가 어떤순간 불편했다고 그게 그사람의 전부가 아니고 누군가와 엄청 다정했다고 그게 그사람의 전부도 아닌것 속에서 이런 저런 그를 바라보고 그것을 받아들이던 과정들

어찌되었건 관계 속에 공간을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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