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해.
우리는 오래된 동네 낡은 주택가에 살고있다. 우리집을 지나 오는 골목들 위로는 하수도가 흘러갈 수 있도록 블럭들에 구멍이 나있는 9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마을의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이곳에는 대부분 노인분들이 살고 계시는데 그러한 노인분들 마저 돌아 가시거나 남은 삶의 터전을 다른 곳으로 옮기 시거나 아무도 없는 곳이 된 빈집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구멍이 난 골목을 끼고 맞은편 집에 새 가족들이 이사를 왔다. 그집도 우리집처럼 딸이 셋이 있는데 새로운 가족들이 그곳에 온 이후로 골목에는 새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거의 매일같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소리
웃고 떠들도 토라지며 울고를 반복하는 소리는 우리집에서만 나는 소리 였는데 이젠 맞은편 집에서도 들린다.
대문을 활짝 열어두고 많은 친구들이 오고가는 그 집은 놀이터가 되어가는거 같다.
그래서 그집 아이들, 동네 어디쯤 살고 있을 그 아이들의 친구들이 모이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이 오고가면 투닥탁 하고 발걸음 소리가 신이나서 급한것이 느껴진다.
그 발걸음에 친구를 만나 놀이를 할 것에 대한 설레임이 섞여있다. 그래서 아이는 급하게 투닥탁 하고서 그 집을 향해 들어간다.
아직 우리와는 가깝지 않지만 언젠가는 우린 구멍이 난 골목을 끼고서 서로의 집을 오갈지도 모른다.